신세계그룹 남매 경쟁, 정용진 부회장에 힘 실리나

복합쇼핑몰 개발 전권 행사, 그룹 지배력 강화 예상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총괄사장(뉴스1DB)ⓒ News1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신세계그룹의 후계구도를 둘러싼 정용진·정유경 남매 경쟁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한발 앞서가는 모습이다.

신세계그룹이 이마트, 백화점 분리경영 체제로 전환한 지 1년만에 정 부회장이 역점사업인 복합쇼핑몰 개발까지 도맡으면서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신세계와 이마트는 전날 정기 경영이사회를 열고 신세계가 보유하고 있던 신세계프라퍼티 지분 10%를 이마트에 넘기는 안건을 의결했다.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신세계프라퍼티 지분은 이마트와 신세계가 각각 90%, 10%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분거래가 완료되면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마트의 100%로 자회사로 편입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부동산 개발, 쇼핑몰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회사다. 현재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스타필드 코엑스몰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8월에는 스타필드 고양을 개장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복합쇼핑몰 개발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고자 사업주체를 명확하게 정리했다는 설명이지만 이번 지분 양수·양도로 정용진 부회장에게 상당한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은 각자 보유하고 있던 신세계·이마트 지분을 교환했다. 이마트는 정 부회장이 담당하고 정 사장은 백화점을 도맡는 분리경영 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남매의 경영능력을 검증하려는 이명희 회장의 시험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동안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코엑스몰과 스타필드 하남 등을 오픈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정 총괄사장은 이에 맞서 경기도 오산에 화장품 제조자 개발생산 공장을 짓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섰지만 그룹 핵심사업인 복합쇼핑몰 개발에는 제외돼 정 부회장에 비해 경쟁 구도에서 한발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여기에 이마트와 신세계가 신세계프라퍼티 지분을 양수·양도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정 부회장의 입지는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회장과 정 사장은 각각 이마트, 신세계 지분을 9.83%씩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이들 회사 지분을 18.22%씩 가지고 있는 이명희 회장으로 그룹 후계구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주식 증여를 통해 한쪽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복합쇼핑몰 사업 권한을 완전히 넘겨받은 정용진 부회장에게 힘이 실리는 분위기"라며 "다만 둘 모두 경영성과를 검증받을 기회가 많지 않았고 이 회장 선택에 따라 후계구도가 완전히 재편될 수 있는 만큼 누가 그룹을 총괄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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