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무리였나…수백억 손실 낸 교촌치킨, 잇단 매장 폐점

교촌USA, 5년간 누적 당기순손실 225억원…"부담 누적"
임대료·인건비 지출 영향…잇단 시장예측 실패 지적도

교촌치킨 일본 롯본기 매장 전경 /사진 = 교촌치킨 홈페이지 ⓒ News1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야심차게 해외진출을 진행해 온 교촌치킨이 잇따라 실패를 겪고 있다.

지난해 일본 도쿄 매장에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뉴욕에서도 매장을 폐점한 영향이다. 이에 관련업계에서는 시장 예측에 실패했는데도 무리하게 버텨온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 News1

◇교촌치킨, 日서 9개월만에 폐점…美 시장서도 '위태'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미국 법인 '교촌USA'는 지난해에만 3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12년부터 최근 5년동안 교촌USA가 기록한 당기순손실 규모는 약 225억원 수준이다.

이에 교촌치킨은 지난달 미국 뉴욕 한인타운에 출점했던 매장을 폐점했다. 이 매장은 맨해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근처에 위치했었으며 1층 샐러드바, 2층 레스토랑 형태로 운영해 왔다.

이들은 한국의 간장과 고추장 맛으로 대표 메뉴로 내세우면서도 치킨샌드위치 등의 신메뉴를 통해 현지화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부담만 키웠다.

부담이 누적되자 교촌치킨 측은 지난해 하반기 뉴욕 매장 폐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뉴욕 진출 이후 10년만이다. 현재 교촌치킨이 미국에서 운영 중인 매장은 캘리포니아 LA지역 1곳만 남은 상태다.

교촌치킨의 해외매장 철수는 지난해 일본에서도 있었다. 2015년 12월 일본 도쿄에 문을 연 교촌치킨은 지난해 9월 철수했다.

개점 당시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표주영 사장, 이근갑 국내사업부문 대표 등이 직접 매장을 찾았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지만 9개월만에 폐점했다.

당시 교촌치킨 측은 "매장 이전을 위해 폐점했을 뿐"이라며 "연말쯤 새 매장을 낼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일본에 새로 개점한 교촌치킨 매장은 없다.

교촌치킨이 일본 홈페이지를 통해 롯본기 매장 폐점 소식을 알렸다. /사진 = 교촌치킨 일본 홈페이지 캡처 ⓒ News1

◇잇단 해외 매장 철수…수익성 사전 조사 실패 결과물

관련업계에서는 교촌치킨의 해외진출 실패를 두고 시장조사 실패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존 교촌치킨은 일본에서 직접 매장을 운영하지 않고 수수료만 받는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매장을 운영해 왔다. 이를 위해 교촌치킨은 2015년 6월 일본 외식 전문 기업인 '푸드플래닛'(FOOD PLANET)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교촌치킨은 푸드플래닛이 안정적으로 매장을 운영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현지 협력사는 현재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상태였다. 푸드플래닛은 지속적인 실적 악화 영향으로 도쿄증권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심사를 받은 업체다.

또 이 회사는 태양광, 음반 등의 사업을 영위해온 회사로 외삭프랜차이즈 노하우가 거의 없는 회사로 알려졌다.

파트너사 선정 과정에서조차 제대로 시장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전세계에서도 비싸기로 손꼽히는 지역에 매장을 출점하면서도 임대료와 인건비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점도 폐점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교촌치킨이 일본 롯폰기와 미국 뉴욕에서 매장을 철수한 가장 큰 이유는 임대료와 인건비였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뉴욕 매장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를 거뒀지만 비싼 임대료 등으로 인해 손실이 누적되고 있어서 부담이었다"며 "미국의 경우 서부 매장을 중심으로 개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d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