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시장, 高價 에이스·시몬스 vs 렌털 한샘·코웨이 '양강구도'

에이스침대·시몬스, 대표까지 나서 "품질 최고" 공언
시장변수된 '렌털·가격'…한샘·코웨이, 성장속도 가팔라

(왼쪽부터)안성호 에이스침대 사장, 안정호 시몬스 대표, 최양하 한샘 회장.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브랜드 침대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수십년간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양강'으로 대표된 침대시장을 향해 한샘, 코웨이가 일으키고 있는 가격파괴 바람이 매섭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오너'들이 전면에 나서는 상황에 이르렀다.

◇'침대가 비싼 이유' 직접 역설한 두 오너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침대시장(렌털 제외) 규모는 약 1조2000억원이다. 그중 절반은 브랜드침대 시장인데 에이스침대와 시몬스가 1,2위 업체(침대 제조업 기준)로 평가받는다.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각각 1927억원, 1418억원이다.

두 업체는 지난해와 올해 업계가 놀랄만한 행보를 보여줬다. 좀처럼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던 안성호 에이스침대 사장과 안정호 시몬스 대표가 신제품 발표회장에 등장한 것이다.

발표회는 약 1년이라는 시차가 있었지만 안성호 사장과 안정호 대표의 '카드'는 침대의 고급화라는 점에서 같았다.

안정호 대표는 지난해 9월 신제품 'N32 컬렉션' 발표회장에서 "제품은 앞으로 시몬스가 가려는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중요하게 여기지 않던 매트리스의 디자인을 강조했고 '시몬스의 상징'인 포켓스프링도 제외하는 파격을 시도했다. 올해 1500만원대 제품인 '뷰티레스트 블랙'을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는 안성호 사장이 2000만원을 웃도는 '에이스 헤리츠'를 직접 선보였다. 안 사장은 "신제품 출시를 위해 2년이 걸렸다"며 "최고의 침대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제품은 100kg추를 24만번 충격을 가하는 내구성 실험을 통과했고 구하기 힘든 재료인 천연 양모가 쓰였다.

두 대표가 전면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침대시장의 변화가 꼽힌다. 두 대표의 등장은 '우리 제품은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비싸다'는 메시지를 업계에 다시 던진 것으로 읽힌다.

◇한샘 "가격거품이다"며 맞불…렌털, 승승장구

침대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업체는 한샘과 코웨이다. 2011년 침대시장에 뛰어든 한샘은 부엌사업을 통해 쌓은 인지도를 발판으로 중저가 침대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침대 누적 판매량은 5월 기준 80만개를 넘어섰다. 온오프라인 유통망과 대량생산 방식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삼았다.

특히 최근 한샘은 기세를 몰아 '침대의 가격거품을 잠재우겠다'는 구호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웠다. 이달부터 침대와 매트리스 전 품목을 평균 35% 할인했는데 이 가격대를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가격거품'은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를 겨냥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 마케팅에는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한샘의 성장을 이끈 최양하 회장의 스타일이 엿보인다.

생활가전업체인 코웨이가 침대시장의 복병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시장점유율이 워낙 높아 비침대업체가 진입해 성공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는 평가가 많았다.

코웨이는 정공법 대신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 매트리스 렌털사업으로 가격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 전략은 주효했다. 코웨이의 올해 상반기 매트리스(렌털) 매출액은 7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2억원 대비 두 배 넘게 뛰었다. 이미 업계에서는 '코웨이가 판매량 기준으로 침대시장 3위 업체'라는 평가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당분간 침대시장은 고급화(에이스침대·시몬스)와 대중화(한샘·코웨이)라는 두 축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중저가 침대시장의 주고객층인 1인가구가 늘고 있는데다 침대는 한샘(부엌)과 코웨이(정수기)의 주력이 아니다. 이들에게 침대시장은 '꽃놀이패'인 셈이다.

전체 시장을 쥐고있다가 고급 침대시장으로 입지가 좁아질 상황에 놓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고민이 상대적으로 깊어 보인다.

두 회사의 생산능력이나 인지도를 볼 때 침대의 대중화로 노선을 바꾸는 것은 큰 어려움이 없다. 딜레마는 '내부'에 있다. 제품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가격을 내린다면 손쉽게 수익성을 확보하지만 수십년간 추구해온 경영철학을 거스르게 된다. 두 회사 모두 "가격이 중시되는 렌털시장에 절대 진출하지 않는다"고 공언할 만큼 품질경영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 와중에 씰리침대, 템퍼 등 세계적인 고급브랜드는 국내에서 이들의 경쟁상대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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