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적립포인트만 28억…인터파크 탈퇴회원 몫 고스란히 '수익'
미사용 포인트 '부채'…사용·소멸시 수익 실현
"일부 부채 감소 효과…장기적으론 악영향"
- 김진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직장인 A씨는 10년 가까이 이용했던 인터파크를 최근 탈퇴했다. 지난 25일 알려진 개인 정보 유출 사고의 피해 고객 가운데 자신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괘씸한 마음이 들어서다. A씨는 "그동안 쌓아 온 포인트가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고객으로서 본때를 보여주겠단 생각에 탈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최근 다량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에서 회원 탈퇴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탈퇴 회원들의 미사용 포인트가 수익으로 기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회원 탈퇴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하지만 당장은 미사용 포인트를 통한 수익 실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온라인에서는 개인 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회원들을 중심으로 인터파크 탈퇴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사측은 정확한 탈퇴 회원 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탈퇴를 인증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집단소송을 준비중인 온라인 카페 '인터파크 개인정보유출 단체소송 공식카페' 등에서는 하루에도 수십개의 인증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처럼 탈퇴 회원이 늘어날 경우 미사용 포인트는 기업의 손실로 이해되기 쉽다. 사이트 내에서는 포인트와 현금이 동일하게 취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장의 수익 실현에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포인트는 회원이 이를 사용하거나 소멸되기 전까지 회계장부에 일종의 '부채'로 기록되기 때문이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 따르면 포인트는 부채에 해당하는 '이연수익'으로 기록된다. '수익을 뒤로 미룬다'는 뜻으로, 포인트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기 전까진 실제 수익으로 잡히지 않는다.
이연수익이 수익으로 인식되는 시점은 회원이 포인트를 사용하거나 포인트의 유효기간이 지나 소멸될 때다. 탈퇴로 인해 포인트가 소멸될 때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포인트에 상응하는 재화를 제공할 의무가 사라지면서 부채가 수익으로 실현되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인터파크 내에서 포인트 사용·소멸되면서 수익으로 인식된 부채는 28억1500만원 상당이다. 인터파크는 "재화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매출액의 일부를 보상점수로 부여하고 그 대가를 이연수익으로 인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벤트 등을 통한 무상 포인트 제도와 관련해서는 같은 기간 14억7200만원 상당의 부채가 수익으로 실현됐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인터파크의 실적에 일부 부채 감소로 인한 수익 실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회계법상 포인트는 사용하거나 소멸되는 순간 부채에서 수익으로 바뀐다"며 "회계장부 반영 시점은 알 수 없지만 미미하게나마 수익 실현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실적을 어둡게 전망했다. 매출에 기여하는 실제 이용자(액티브 유저)가 대거 탈퇴했을 경우에는 직접적인 타격이 있을 수 있어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포인트가) 수익으로 잡힌다 할지라도 회원 이탈은 기업의 성장성이 감소한다는 뜻"이라며 "부정적인 요소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제 이용자가 얼마나 탈퇴했는지에 따라 3분기 실적부터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주가는 이미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soho090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