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월드타워 폐점이후 코엑스점 매출 70%↑에도 울상 왜?
월드타워점 기존 매출 30% 흡수, 매장면적·브랜드 등은 한계
- 류정민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의 매출이 월드타워점 폐점 이후 70% 급증했다.
6월 말 월드타워점 폐점 이후 강남 지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장 면적이 작고 입점 브랜드가 적어 강남 여행 수요를 떠안기에는 역부족인 측면도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7월 들어 전월 대비 약 70%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월드타워점의 기존 매출 30%가량을 흡수한 영향이 크다.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 폐점에 대비해 올들어 유커들의 강남 여행상품에 코엑스점을 끼워 넣는 등 매출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코엑스점은 월드타워점 폐점 전인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상반기 매출(1138 억원)대비 40% 증가한 약 1600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등 성장을 거듭해왔다.
공항면세점을 포함한 롯데면세점 전체의 상반기 전체 매출은 전년보다 28% 증가한 2조7400억원이며 이달 초 3조원을 넘어서는 등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코엑스점을 통해 기존 월드타워점 매출의 30%가량은 보존할 수 있지만 반대로 나머지 70% 매출은 폐점으로 고스란히 날릴 처지에 놓여 있다.
현재 코엑스점이 흡수한 나머지 70% 매출분이 어디로 이동했는지는 파악이 쉽지 않다. 서울 강북권 타 시내 면세점에 골고루 분산됐거나 일부는 아예 '증발'했을 수도 있다고 롯데면세점은 보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코엑스점으로 이동한 매출을 제외한 70% 중 20%는 타 시내 면세점이 흡수하고, 남은 50%는 행방이 묘연하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월드타워점이 문을 닫으면서 면세점과 테마파크를 결합한 상품을 원하는 유커 여행 수요가 일본으로 이동했을 수도 있고 최근 오픈한 디즈니랜드를 오픈한 상하이로 행선지를 바꾼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월드타워점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180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분기를 더한 상반기 매출도 30% 증가한 3760억원가량을 기록하는 등 매출 신장세가 두드러졌지만 두산에 특허를 내주면서 문을 닫아야만 했다.
코엑스점이 월드타워점 매출의 30%만 흡수한 것에서 이미 드러났듯, 홀로 강남지역 여행 수요를 떠받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
코엑스점 영업면적은 월드타워점의 3분의 1 수준인 4723㎡에 불과한데다 브랜드수는 월드타워점(420여개)보다 25%가량 적은 320여개에 불과하다. 더구나 매장이 협소한 탓에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해외 고가 명품 '빅3'로 불리는 매장도 유치하지 못했다.
강남 일대가 고궁, 박물관 등이 밀집해 있는 강북에 비해 관광자원이 빈약하다는 약점도 코엑스점이 한계를 보이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김보준 롯데면세점 상무는 "롯데월드타워는 면세점과 아쿠아리움, 전망대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하지만 면세점이 빠지다보니 관광객을 면세점에 소개하고 받는 수수료가 주 수입원인 여행사들이 강남을 여행코스에서 아예 빼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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