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과 전쟁하는 정부, 비웃는 카페베네·설빙 고糖 빙수
카페베네 '초코악마빙수' 칼로리만 1312…설빙도 900 이상
식약처, 식품가공업체外 프랜차이즈는 당 저감 계획 전무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정부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설빙·카페베네 등 프랜차이즈업체들은 당(糖)도 높은 제품을 판매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과일음료와 빙수 전문점의 제품의 당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서울시와 시민단체 등이 자체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각 업체들마다 당도를 높이기 위해 설탕이나 액상과당, 시럽 등을 첨가한데 따른 영향이지만 판매업체들은 소비자가 선택해야 할 부분인 만큼 당장 개선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본격적으로 저당 정책을 펼치기 시작한 정부에서도 관련 규제나 제도를 손보기 위해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은 '구멍'이 많다.
◇여름철 인기제품 빙수, 당 함량 얼마나 될까?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서울시내 빙수 전문점과 제과점 등에서 판매되는 빙수 63개 제품을 구입해 분석한 결과 빙수 400g을 1인분으로 했을 때 평균 45.6g의 당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기준인 50g에 육박하는 수치다.
소비자 연구소인 컨슈머리서치가 발표한 조사결과에서는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판매하는 빙수 제품의 평균 당 함량이 각설탕 29개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빙수는 주요 프랜차이즈 카페 9곳에서 판매하는 빙수 79종으로 이들의 평균 당분은 87g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WHO의 하루 평균 당 섭취 권고 기준치인 50g을 넘는 수치다.
통상적으로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빙수가 2인(800~1000g 이상)용량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감안해도 적지 않은 양이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4월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1일 총 에너지 섭취량(열량)의 10% 이내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1차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탄산음료나 캔디 등 어린이 기호식품 중 당류함량이 높은 고열량·저영양 식품은 단계적으로 '고열량·저영양' 표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가공식품에만 제한돼 있을 뿐 최근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제품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아직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가공업체 쪽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적용범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팥빙수 한 그릇 칼로리가 1312?…"개선 계획 없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의 빙수 중에서는 카페베네의 '초코악마빙수'가 칼로리 및 당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악마'라는 제품명처럼 1회 제공량인 926g당 열량이 1312칼로리이며 당 함량은 141g에 달한다.
최근 수년간 매장수를 급격히 늘리고 있는 빙수 전문 프랜차이즈 설빙의 제품도 열량과 당 함량이 높은 편이다.
특히 '망고치즈설빙' 제품의 경우에는 1회 제공량 당 열량이 912칼로리에 달하며 당 함량은 116g이다.
프랜차이즈업체들은 제품이 잘 팔리기 위해서는 당 함량을 높일 수밖에 없으며 이는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출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정책이 당 줄이기 쪽에 맞춰진 것과 고당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을 인지하고 예의주시 중이지만 제품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고려하는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 줄이기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식약처에서도 프랜차이즈 빙수의 당 함량이 과도하다는데 동의하고 있으나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 가공업체에게는 당 저감 기술을 공유하거나 권고하고 있지만 서비스업의 경우에는 계도하거나 정책을 홍보하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현재 프랜차이즈업체들의 고당 제품에 대해 권고안과 규제안을 병행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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