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브루 어떠세요?"…'高카페인' 권하는 커피전문점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 등 일부 매장서 추천
"카페인 함량 높지만 별도 고지 없어"
- 김진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직장인 김모씨(28)는 최근 '콜드브루' 커피를 마시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점심시간 한 대형 커피전문점에서 직원의 추천을 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앞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던 김씨는 "직원이 추출방식과 맛의 차이만 설명을 해줬다"며 "(콜드브루의) 카페인 함량이 높다는 건 뒤늦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콜드브루 열풍'이 부는 커피전문점 업계를 두고 지나친 카페인 섭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매장이 콜드브루 메뉴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나선 가운데, 카페인 함량이 더 높다는 사실은 제대로 알리지 않아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와 종로구의 일부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매장에서는 아메리카노 주문 고객들에게 신메뉴인 '콜드브루'를 추천하고 있었다.
콜드브루는 분쇄된 원두에 열을 가하는 대신 차가운 물에 오랜 시간 동안 우려내는 추출 방식으로 '더치커피'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최근 커피전문점을 포함한 대형 음료 업체들은 관련 제품을 앞다퉈 출시해 왔다.
일부 매장은 최근 적극적으로 콜드브루 마케팅에 나섰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고객에게 '가격은 비슷하지만 훨씬 고소하다' 또는 '더 부드럽다'고 설명하며 콜드브루를 권하는 방식이다.
아메리카노에 비해 최대 4배가량 높은 카페인 함량은 고객들에게 고지되고 있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시판되는 30개 콜드브루 제품의 평균 카페인 함량은 아메리카노의 최대 4배 이상 높은 1㎖당 1.7㎎이다. 원액을 물과 섞어 마시는 콜드브루의 특성을 감안해도 아메리카노에 비해 높은 평균 149㎎의 카페인 함량을 보였다.
하루 2~3잔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인 400㎎(성인 기준)을 넘어서는 수치다. 카페인은 과다 섭취시 불면증이나 심장 두근거림 등 부작용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오전 종로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양모씨(29·여)는 "콜드브루 추천을 받아본 적이 있다"면서도 "카페인 함량이 더 높다는 건 몰랐고, 맛에만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업계는 비교적 유통기한이 짧은 콜드브루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저온에서 추출하는만큼 외부 오염에 취약해 당일 판매되지 않은 물량은 재고가 된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추출 설비 1개당 약 50잔에 해당하는 분량이 나온다"며 "당일이 아니면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각 매장 상황에 따라 추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사 차원에서 판매를 장려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 역시 "매장에 따라 다르지만 준비된 수량이 있다"며 "추천은 각 매장이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관련 규정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백화점이나 편의점 등 유통업체에서 판매되는 커피 상품은 카페인 함량을 표시해야 하지만, 식품접객업소로 분류되는 커피전문점은 표시 의무가 없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카페인 함량이 높은데도 표시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일반 식당도 식품접객업소에 포함돼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지만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 역시 "비슷한 지적이 제기돼 온 건 맞지만 관련 규정이 없어 (카페인 함량을) 알릴 이유가 없다"며 "게다가 커피에 카페인이 들어있다는 건 이미 보편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관련 부처는 소비자가 제조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만큼 영양성분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유통업체 상품은 소비자가 제조과정을 볼 수 없는 반면, 커피전문점은 주문과 동시에 눈앞에서 음료를 제조하므로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커피전문점은 소비자가 직접 조리 과정을 볼 수 있어 관련 규정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며 "조리 방법도 각 업체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종의 개성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진행중인 개정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 방향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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