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학 한국가구 대표 "40년 전 판 가구도 수선합니다"
'클래식가구 대명사' 한국가구, 佛 브랜드 '로쉐보보아' 론칭
동서양 디자인 결합 매장…최 대표 "리테일러 아닌 제조업자 정신"
- 양종곤 기자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이탈아라의 카르텔과 브라이언폼, 독일의 도미실, 미국의 랄프로렌 등'
한국가구가 수입·판매하는 브랜드에서 볼 수 있듯이 이 회사는 최근에는 수입 가구를 유통하는 회사로 일반에 친숙하다. 사실 한국가구는 1966년 설립한 이래 국내가구의 변천을 지켜본 몇 안 되는 곳이다. 최훈학 한국가구 대표의 고민과 자신감은 이 지점에 있다.
최훈학 한국가구 대표가 서울 논현동 한국가구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27일은 한국가구가 프랑스 가구브랜드인 '로쉐보보아'의 론칭을 공식화한 날이다. 그는 로쉐보보아의 성공에 대한 기대감 보다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구를 선보인다는 만족감이 큰 것처럼 보였다.
최 대표는 "이제 가구의 선택기준은 '가격'이 아니라 '집을 어떻게 꾸밀지 고민하는 소비자'로 변했다"며 "본사 1층 매장을 찾는 고객이 '어떤 스타일 가구가 우리 집에 어울릴까'라는 아이디어만 얻고 돌아가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로쉐보보아는 실험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기존 가구 형태를 답습하지 않고 과학적인 디자인을 결합하고 실용성을 추구한다. 이 브랜드의 '마종 소파'는 전 세계적으로 약 50만개가 팔렸다.
로쉐보보아로 꾸며진 1층 매장에 대해 최 대표는 "매장의 가장 큰 부분은 '고객'이다"라고 요약했다. 고객이 자유롭게 가구를 살펴보고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는 얘기다.
실제 매장은 미술전시장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곳에서는 일반 매장과 달리 디자인 영상이 제공되는 여러 대의 스크린, 현대적인 화풍의 그림, 고객들이 자유롭게 앉아 이야기할 수 있는 쇼파 등이 배치됐다.
이는 한국가구의 '실험'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한국가구는 설립 초기인 1970년대 전통적인 동양의 미를 살린 화류(옻칠 가구)를 선보였다. 1980년대부터 현대적인 가구를 선보이면서 전 세계 가구브랜드와 국내 고객의 접점 역할을 했다.
최 대표는 "일반인들은 '클래식 브랜드는 클래식 제품만 내놓을 것'이라는 일종의 선입견이 있다"며 "현대적이고 혁신적인 로쉐보보아는 이같은 선입견을 깨기 위한 마지막 '조각'과 같다"고 전했다.
이같은 최 대표의 가구에 대한 철학은 유통업체보다 강한 제품에 대한 책임감과 맞닿아있다. 이는 한국가구가 제조 보다 제품 수입·유통형태로 성장한 점을 볼 때 언뜻 의아스럽게 보일 수 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우리는 40년 전 판매한 가구도 수선을 한다"며 "회사에 오랜 기간 남아 가구를 고치는 분들이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 스스로를 리테일러(소매업자)가 아니라 제조업자라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매장 4층에서 5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한 구석에는 '손대지 마세요'라는 팻말과 고풍스러운 의자가 놓여 있다. 최 대표는 "한국가구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가구"라고 소개했다. 이 제품은 1970년대 한국가구가 '한국의 전통적인 멋'을 수출하기 위해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회사는 수입브랜드를 유통시키면서 성장했지만 국내가구의 정체성을 지키겠다는 최 대표의 결심이 엿보인다.
한편 1962년생인 최 대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미국 코넬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LA한미은행, 삼성물산을 거쳐 1989년 한국가구에 첫 발을 들였다. 이후 한국가구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최기곤 회장에 이어 회사의 수장이 됐다. 한국가구는 2011년부터 매년 연 매출액 100억원대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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