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우유 70% 점유한 서울우유, 알고보니 '적자공급'
영세 급식업체 진입 봉쇄…학교우유급식 표준메뉴얼 개선 무색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국내 급식 우유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는 서울우유가 '가격 후려치기' 논란에 휩싸였다.
정부가 고시한 공고문에는 우유 200ml당 430원 수준으로 값이 책정돼 있지만 개찰 결과 서울우유는 150~190원이라는 제조 단가에조차 못미치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경영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서울우유가 수익률 '마이너스' 수준까지 값을 내리자 중소우유가공업체들은 시장 진입 자체를 시도하기 어렵게 됐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서울지역 B초등학교 급식용 우유 구매 경쟁에서 150원의 입찰 금액을 써냈다.
함께 경쟁에 뛰어든 영세업체들은 총 4곳으로 나머지 3곳은 각각 200, 230, 380원을 써냈지만 제조단가보다 낮게 가격을 써낸 서울우유를 당할 수는 없었다.
서울 Y초등학교 우유급식 입찰에서는 총 5곳의 업체가 경쟁을 펼쳤는데 서울우유가 190원을 써냈고 이후 업체들마다 230(2개 업체), 320, 380원의 금액을 제시했다.
서울지역 U초등학교에서도 5개 업체가 경쟁을 펼쳤지만 190원으로 최저 단가를 써낸 서울우유에 밀렸다. 나머지 업체들은 각각 230(2곳), 270, 280원씩 가격을 냈다.
국내 학교 급식 선정 과정은 나라장터(정부 운영)에 각 학교 담당자가 우유급식 공고를 내고 우유 가공업체들이 참여해 입찰 경쟁을 펼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정부가 고시한 공고문에는 물가와 제조단가 등을 고려해 200ml 당 430원으로 써 냈지만 서울우유가 과도하게 값을 낮춰 영세업체들의 진입을 봉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전 공개 입찰경쟁 전에는 학교에서 준비한 업체 선호도 조사를 통해 급식우유를 선정했다.
하지만 서울우유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기존 학교급식 점유율이 높아 지난해 초 다양한 우유가공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학교우유급식 표준메뉴얼이 개정됐다.
이에 따라 공개 입찰경쟁을 펼치게 됐지만 점유율 1위인 서울우유가 '마이너스'에도 불구하고 단가를 낮춰 제도 개선이 무색해졌다.
최근 서울우유는 월급대신 우유나 치즈를 지급했을 정도로 실적이 꾸준히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도 학교 우유급식 시장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의 위치를 이용해 '제살깎기'식으로 경쟁업체들의 진입을 원천봉쇄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우유 가공업체 관계자는 "서울우유의 과도한 납품단가 후려치기는 영세한 유업체가 학교급식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제한한다"며 "원유가 과잉상태에서는 물량 해소차원에서 최저 입찰이 가능하겠지만 원유수급이 안정기에 접어들면 학교들이 기존 가격을 유지하고 싶어해서 업계 전체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우유의 가격입찰은 결국 낙농가 피해와 급식우유 품질·서비스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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