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 주가, 5개월만에 '반토막'…2600억 ELS 투자손실 탓?

홍콩항셍지수 기반 ELS에 대규모 투자…514억원 손실
7월 6만6000원 주가, 6개월 뒤 3만7000원선까지 급락

무학의 주가가 약 6개월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무학의 주가가 약 6개월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를 두고 영업이익의 3배에 달하는 2600억원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손실 영향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회사의 본업은 소주사업이지만 대규모 자금을 금융상품에 투자해 자산을 늘리고자 했다. 하지만 자금을 투자한 금융상품의 기초자산이 급락하면서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항간에는 무학의 ELS투자가 최재호 회장의 의지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설도 증권가에서 돌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6만6000원까지 올랐던 무학 주가는 이날 3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절반 가까이 급락한 것은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과일소주 열풍이 사그라든 점과 ELS 투자손실 등의 영향이 작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수도권 지역에서 많이 팔렸던 과실주(리큐르)가 빠지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며 "금융상품 투자 실적이 저조한 점 등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최근들어 주가가 급속도로 하락하자 무학의 대규모 ELS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학은 ELS상품에 약 2579억원을 투자했지만 약 514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금인 2579억원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814억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9월말 기준 약 514억원 이 줄어든 2065억원(장부금액)까지 줄어들었다.

가장 최근 공시된 장부가액 2065억원은 무학 전체 자산 비중의 40%가 넘는다.

홍콩 항셍H지수를 기초자산으로하는 ELS를 활용해 자산을 늘리겠다는 의도지만 되레 손실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소주 '좋은데이' 제조 및 판매를 본업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 부산 등 경남권 지역에서 90%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회사다.

무학이 본업인 소주사업 보다 금융상품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배경에는 2013년 ELS투자를 통해 112억원의 수익을 올린 경험이 깔려있다. 2013년 영업이익이 598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18% 가량을 ELS 투자로 번 셈이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무학의 투자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홍콩H지수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무학이 투자한 ELS가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5월 1만5000포인트 근처까지 올랐던 홍콩H지수는 현재(9일 기준) 9558.76포인트까지 내려앉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녹인구간은 거의 50%로 맞춰져 있고 일부 55%가 존재하지만 최종만기상환요건은 80%에 맞춰져 있다"며 "이슈가 되고 있는 항셍H지수의 고점이 1만5000포인트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무학의 원금손실구간은 7500포인트 전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ELS 투자 손실(장부상 손실)이 발생하면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733억 7198만원으로 4.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1억9298만원으로 11% 감소했다. 당기순손실도 약 23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무학의 대규모 ELS 투자가 손실을 입자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소주를 팔아서 어렵게 돈을 벌었는데 이를 대규모 금융투자로 잃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과실주 시장이 꺾인 영향이 컸고 ELS 투자로 인해 주가가 빠진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본다"며 "회계장부상 평가손실이 발생했을뿐 실제로 손해를 보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최 회장 주도로 금융투자상품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무학 관계자는 "1차적으로 재무팀으로부터 견적을 받았고 이후 회장 등 임원들로 구성된 투융자심의위원회를 열어 타당성을 검토한 뒤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했다.

jd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