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에넥스 독점수입 '伊 명품 주방가구' 베네타 쿠치네 철수

국내 안착 실패로 매장 모두 문 닫아…에넥스, 2013년부터 발주 '제로'
수입주방가구 경쟁서 열위…한샘·현대리바트 실적↑

18일 서울 양재동 베네타 쿠치네 매장이 있던 자리는 카페가 입주해 있다. 2015.11.18 ⓒ News1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이탈리아 명품 주방가구인 베네타 쿠치네가 국내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이 브랜드는 국내 3대 주방가구업체(한샘·현대리바트·에넥스)에 속하는 에넥스가 독점 수입·판매해왔다.

에넥스는 '베네타 쿠치네의 실패'로 '빅3 '중 유일하게 수입주방가구를 판매하지 않는 회사가 됐다.

19일 가구업계와 에넥스에 따르면 현재 베네타 쿠치네가 국내에서 문을 연 2개 매장 모두 문을 닫았다.

1967년 설립된 베네타 쿠치네는 이탈리아에서 1,2위를 다투는 명품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2006년 기준 50여 개국에 약 1200개 매장을 보유했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디자인, 탁월한 기능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베네타 쿠치네의 고가사양 가격은 1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현동 가구거리에 위치한 A수입가구 브랜드 관계자는 "베네타 쿠치네는 이탈리아 명품 가구 중 하나"라며 "수입가구는 가격대가 제각각이지만 제품 가격은 중상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베네타 쿠치네는 2006년 에넥스와 독점 수입 판매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에 입성했다.

베네타 쿠치네의 첫번째 매장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던 에넥스 디자인연구소 1층이다. 약 264㎡(80평) 크기 매장에는 이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이 전시됐다. 2012년 에넥스가 디자인연구소를 옮기면서 매장도 철수했다.

18일 논현동 가구거리에 위치한 에넥스 직매장은 베네타 쿠치네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2015.11.18 ⓒ News1

두번째 매장은 2011년 에넥스가 서울 논현동 가구거리에 문을 연 대형 직매장에 들어섰다. 이 매장은 2013년께부터 베네타 쿠치네의 전시 및 판매를 중단했다.

매장 관계자는 "단품으로 판매하다가 2년 전부터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며 "다른 브랜드에 비해 이 제품을 찾는 고객 수요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미 업계에서는 베네타 쿠치네가 성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B가구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에넥스와 베네타 쿠치네의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에넥스는 2013년부터 베네타 쿠치네로부터 제품 발주를 중단했다. 아파트와 같이 대규모 물량을 공급하는 특판 사업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에넥스는 베네타 쿠치네를 국내에서 안착시키지 못하면서 수입주방가구 시장 내 입지가 좁아졌다.

한샘은 2005년부터 이탈리아의 수입주방가구인 몰테니를 독점 유통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도 2011년부터 이탈리아의 유로모빌을 판매하고 있다. 두 브랜드의 실적은 양호하다. 한샘의 지난해 몰테니 실적은 2013년 대비 30% 증가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유로모빌 실적은 매년 10%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넥스는 이미 대형유통망을 확보한 한샘과 현대리바트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에넥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주방가구 시장점유율은 한샘이 42.1%로 가장 높고 현대리바트(14.2%), 에넥스(12.3%) 순이다.

에넥스 입장에서는 베네타 쿠치네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했던만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2006년 에넥스를 이끌었던 박진호 사장은 "베네타 쿠치네와 제휴는 단순히 제품을 유통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에넥스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넥스 관계자는 "베네타 쿠치네와 계약이 종료되지 않았고 여전히 제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는 계획이 없지만 수요가 발생하면 제품을 다시 수입해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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