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는 일본 장난감 가게? …과소비 조장하는 피규어 마케팅

아이스크림·햄버거·주류업체 캐릭터 마케팅 '봇물'
"다 먹지 못할 양 구매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

롯데리아가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전문점 나뚜루팝은 10일부터 원피스 피규어 1만개를 한정 판매하고 있다. /사진 = 나뚜루팝 ⓒ News1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9개 캐릭터를 모두 사기 위해 평소 양이 많아서 쳐다도 안보던 세트메뉴를 3개나 주문했네요."

#."우리 남편이 피규어를 좋아해서 번호표 받고 2층까지 줄서있다가 겨우 샀습니다."

이는 최근 N포털사이트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된 프랜차이즈업체의 한정판 피규어 구매 후기다.

국내 프랜차이즈업체들이 한정판 피규어를 제작 및 판매하는 과정에서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스크림이나 햄버거 등 기존에 판매하고 있는 상품을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거나 세트메뉴로 주문했을 경우에만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피규어를 수집하는 이들은 필요 이상의 소비를 할 수밖에 없다.

12일 롯데리아가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전문점 나뚜루팝은 10일부터 원피스 피규어 1만개를 한정 판매하고 있다.

이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트리플컵(6700원)이상 구매 시 1개의 피규어를 1만9000원에 구매할 수 있도록했다.

이 제품은 일본 반프레스토에 의뢰해 제작됐다. 애니메이션상에서도 인기 캐릭터인 △해적사냥꾼 조로 △주인공의 의형제 사보 △슈퍼 루키 캡틴 키드 등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 3종으로 구성됐다.

프랜차이즈업체들의 피규어 마케팅은 매년 수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나뚜루팝은 지난 7월에도 원피스 피규어를 한정 판매했다.

당시에도 트리플컵(6700원) 이상 제품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피규어 4종을 각각 1만5000원에 판매했다. 1회에 단 1종류의 피규어만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맥도날드도 비슷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5일부터 원피스 피규어 9종과 빅맥 세트 3개로 구성된 '원피스 리미티드 컬렉션 스페셜 세트'를 한정 판매했다.

스페셜 세트 수량은 매장당 100세트로 제한되며 가격은 4만3000원이다. 구매는 고객 1명당 1세트로 제한됐다.

통상적으로 피규어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구성된 캐릭터 전체를 소장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다.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30분 이상 줄을 서서 대기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현재 SNS에서는 '줄 서지 않고 사는 방법' 등 쉽게 구매하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가 확산되기도 했다.

또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본사로 직접 문의하는 경우도 많으며 이를 통해 폭리를 취하기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맥도날드 원피스 피규어 세트는 중고시장에서 기존 가격보다 2만7000원 비싼 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맥도날드 원피스 피규어 세트는 중고시장에서 기존 가격보다 2만7000원 비싼 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 News1

이를두고 프랜차이즈업계와 SNS에서는 일부러 적은 양을 판매해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으며 다 먹지도 못할 만큼 많은 양을 구매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비자들의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프랜차이즈업체 마케팅담당자는 "가장 인기가 많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일부러 적은 물량만 판매해 화제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며 "이를 통해 매장을 잘 찾지 않는 소비층까지 유도할 수 있어 정기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내달부터 판매될 예정이며 출고가는 4046원이다. 일반 소주 출고가가 1000원선에서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4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 News1

아울러 이날 롯데주류도 인기캐릭터 '스티키몬스터랩'과 협업한 처음처럼 스티키몬스터 한정판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내달부터 판매될 예정이며 출고가는 4046원이다. 일반 소주 출고가가 1000원선에서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4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jd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