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 브랜드 유니클로, 가격 싸다는 건 '옛말' …최대 20% 올려
코트 한 벌 가격이 25만원…엔저 핑계로 가격 슬금슬금 올려
- 김효진 기자
(서울=뉴스1) 김효진 기자 = 불황기에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성장한 SPA(패스트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슬금슬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코트 한 벌 당 가격이 25만원에 육박해 일반 패션 브랜드와 큰 차이가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올 가을·겨울시즌 제품의 판매가격을 최대 20%까지 올렸다.
유니클로의 한국법인인 FRL코리아 관계자는 "각국 환율, 세금, 물류, 인건비 등 다양한 요인을 복합적으로 반영해 제품 가격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유니클로 본사가 있는 일본이 '엔저(엔화약세)'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유니클로 또한 최근 가을·겨울시즌 제품 평균가격을 10% 가량 올렸다.
국내 소비자들은 엔저에 따른 수혜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유니클로는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생산기지가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 있어 납품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니클로는 이에 따라 한국에서 대표 상품인 '울트라 스트레치 진'을 기존 4만9900원에서 5만9900원으로 1만원 올려 판매하고 있다. 긴팔 스웨트셔츠 가격은 2만9900원에서 3만4500원으로 5000원 상승했다.
올 가을·겨울 신상품 라인업의 가격대도 만만치 않다. 여성 심리스다운파카는 16만9000원, IDLF다운코드 14만9000원이다. IDLF P코트와 체스터코드 가격은 각각 19만9000원, 캐시미어 코트의 경우 24만9000원에 달한다. 남성 울재킷과 다운코트는 각각 24만9000원, 울팬츠는 8만9900원이다.
국내 토종 SPA 브랜드 스파오에서는 여성 항공다운점퍼 9만9900원, 마운틴파카와 울라이크다운파카는 각각 7만9900원, 5만9900원에 살 수 있다. 스파오는 지난해와 똑같은 가격 동결을 선언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유니클로와 일반 패션브랜드와의 가격 차이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백화점에서도 영캐주얼 브랜드 코트는 10~20만대원대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매출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7월 일본 유니클로의 기존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다. 6월에도 기존점 매출은 11.7% 떨어졌다.
한국 유니클로(8월 결산법인)는 론칭 첫 해인 2005년 2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10년 3280억원, 2011년 5049억원, 2012년 6940억원으로 승승장구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8954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1조원 돌파를 목표로 뛰어왔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는 유행을 잘 타지 않는 합리적인 가격대 옷을 만들다 점차 소재 고급화 등을 지향하며 가격대를 높이고 있다"며 "원단, 물류비 등이 오른 것은 사실이나 예전 가격을 기대하던 소비자들은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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