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팬들은 호갱?…롯데시네마 등 팝콘 중국·일본보다 비싸

국내 8천원 콤보상품, 중국서는 6천원대, 저렴한 편의점 팝콘 반사이익
극장 업계 "미국 극장보다 1인당 매점 매출 낮아, 폭리 아니다"

중국 베이징 롯데시네마 상영관(롯데시네마 홈페이지 캡쳐)@ News1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팝콘을 좋아해서 사먹긴 하는데 영화 표값하고 맞먹어요.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하는 말이 이런 경우겠죠?"

CJ CGV,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이 중국 일본에 진출해 있는 영화관에서보다 훨씬 비싸게 팝콘을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보다 30% 가량, 일본에서보다 10% 가량 비쌌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GV와 롯데시네마는 팝콘(대) 1통과 음료 2잔을 콤보 상품을 각각 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CGV는 'CGV콤보', 롯데시네마는 '스위트콤보'라는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CGV 중국 매장은 같은 콤보 상품을 35위안(6300원 가량)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도 중국 사업장에서 기본 콤보를 30위안 초중반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팝콘 가격만 놓고 봐도 한국에서 가장 비싸게 판다. 일본 영화관의 경우 스몰 300엔(2800원), 미디엄 400엔(3700원), 라지 500엔(4600원) 등에 팔고 있다. 한국에서 라지가 5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10% 가량 한국에서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 팝콘가격의 2~3배에 달해 관객들은 번거롭지만 영화관 근처 편의점에서 사들고 가기도 한다. 최근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리치 브라운 팝콘'은 판매가가 2000원이다. 영화관 팝콘 가격이 비싸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내놓은 상품이다. 이 덕분에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해 팝콘 매출이 전년 대비 60.9% 증가했다.

이처럼 두 멀티플렉스 극장이 높은 가격에 팔고 있는 팝콘은 영화관 수익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CGV는 오징어를 곁들여 판매하는 '즉석버터구이콤보'를 1만500원에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소스를 뿌려 먹는 쉐이크팝콘을 출시하고 1통당 6000원에 판매 중이다.

롯데시네마는 관람권에 팝콘을 얹어 판매하는 다양한 패키지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관람권 4장과 팝콘(대), 음료, 나초, 오징어를 더한 수퍼콤보가 4만6000원, 관람권 4매와 팝콘(중) 2개, 음료 2개를 합한 '더블콤보 패밀리팩'이 4만2000원이다.

CGV의 경우 2014년 거둔 1조원 가량의 매출 중 티켓매출이 67.3%이었고 매점 매출이 다음으로 높은 17.0%를 차지했다. 6730억원이 티켓판매를 통해 이뤄졌고 1700억원을 팝콘과 음료 판매를 통해 거둬들인 셈이다.

이중 티켓매출은 3%의 영화발전기금과 부가세 10%를 제외한 금액이다. 여기에 제작사, 배급사에 55%를 나눠주고 남은 액수를 또 다시 빼야 한다.

이에 반해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매점은 팝콘을 비롯한 판매상품의 마진이 높아 수익이 꽤 짭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해 5000원짜리 팝콘 원가가 613원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팝콘 가격 차이에 비해 중국과 우리나라의 표값 차이는 상대적으로 작다. 영국의 미디어리서치 그룹인 '스크린 다이제스트(Screen Digest)'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조할인, 제휴할인, 주말 할증 등을 감안한 우리나라 표값은 2013년 기준 평균 6.79달러(7500원)선이다.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극장별, 시간대별, 지역별 편차는 크지만 평균적으로 6.23위안(7000원) 정도로 불과 500원 낮다.

한 소비자는 "나라마다 물가 차이가 나는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두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중국과 우리나라 팝콘 가격은 지나치게 차이가 크다"며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팝콘 가격과 영화 티켓 가격까지 약속이나 한 듯이 비슷해 소비자의 선택권은 다른 나라에 비해 크지 않은게 사실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영화관 사업자들은 아직 관람객당 매점매출이 낮고 티켓 가격이 낮은 만큼 팝콘은 큰 폭리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CGV에 따르면 지난해 관람객당 매점매출액은 1.74달러(1940원)에 머물렀다. 미국 1위 극장사업자인 레갈(Regal)은 3.77달러(4200원), 2위인 AMC가 4.26달러(4750원)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CGV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매점 매출 비중은 17%지만 레갈은 27.7%, AMC는 29.6%로 훨씬 높다.

표 값은 미국 극장이 훨씬 비싸다. 레갈의 1인당 평균 티켓 가격(ATP:Average Ticket Price)는 9.08달러(1만1310원), AMC는 9.43달러(1만5200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