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릭요거트의 오해와 진실…논란이 불필요한 이유는?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췄지만 그릭요거트 특성 모두 담고 있어"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최근 한 종편 방송사의 관련보도로 그릭요거트에 정통성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논란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은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그릭요거트 제품들을 '정통'으로 보기 힘들다는 내용이었는데 취재과정을 두고 왜곡보도 의혹이 제기됐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제작진은 재검증하기로 결정했고 유가공업체들은 결과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동시에 업계에서는 그리스인과 한국인의 입맛이 다른데도 맛이 같지 않다고해서 '진짜'가 아니라고 몰아가는 것은 근본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 방송사의 그릭요거트 관련 보도 이후 유명 온라인커뮤니티에 반박하는 내용의 글이 게재되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앞서 방송에서는 불가리아 요리사와 그리스 요리사, 모 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 푸드 칼럼니스트 등이 전문가로 출연해 국내에 판매중인 그릭요거트의 맛을 본 뒤 "진짜 그릭요거트는 없다. 디저트 같다"고 평가했다.
방송에 나온 회사 관계자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첨가물을 넣지 않고 발효시키는 회사"라고 온라인게시판에 언급했다. 동시에 가당과 무가당 제품이 있는데 가당을 주문한 뒤 그릭요거트가 없다는 식으로 방송했다며 정정을 요청했다.
해당 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일파만파 확산됐다. 이후 방송사 제작진은 해당 업체를 만나 재검증 방법과 오해에 대해 대화를 나눴으며 방송사 측은 오해가 없도록 제작진과 업체 측의 합의 하에 다시 한번 그릭요거트를 검증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큰 무리없이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한 상황 속에서 일부 유가공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논란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국내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과 그리스인들이 익숙한 맛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도 맛이 똑같지 않다고 '가짜' 그릭요거트처럼 내몰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리스 현지 제품과는 맛의 차이가 있지만 국내 유가공업체들이 만드는 그릭요거트도 현지제품의 장점이나 특성을 충분히 담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통적인 그릭요거트는 단백질과 칼슘, 유산균이 일반 요거트에 비해 2배가량 많이 함유돼 있다. 질감도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걸쭉한 것이 아닌 딱딱한 고체에 가깝다. 이 때문에 용기를 뒤집어도 잘 떨어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
실제로 이 특징들은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그릭요거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국내 대형 유가공업체들이 내놓은 그릭요거트 종류는 총 세가지다. 일동의 '그릭요거트 오리지날', 파스퇴르의 '뉴거트 그릭요거트 플레인', 남양의 '그릭요거트 플레인' 등이다.
해당 제품들은 모두 통상적인 요거트보다 두배에 가까운 6g 이상(100g당)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g당 1억마리 이상의 유산균이 들어있다.
제조업체들은 그릭요거트의 특성이 그대로 들어가 있는 상태지만 맛까지 따라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한 유가공업체 관계자는 "정통 그릭요거트의 경우 맛이 시고 단맛을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잘 맞지 않는다"면서 "그릭요거트가 그리스나 유럽에서 인기인 이유도 맛이 아닌 성분과 특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후(호상)발효유 시장에서 그릭요거트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규모는 2%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는 당을 첨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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