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백화점 사옥? "우린 아파트 상가로 출근해요"
현대百, 압구정 현대아파트 내 상가 금강쇼핑센터에 본사…"명당 자리여서 이전 생각 안해"
롯데百 엘리베이터 본사 직원, 백화점 이용객 뒤엉켜 혼잡
- 류정민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 출근을 위해 근처 압구정역이나 버스정류장으로 나가는 주민들과 반대로 아파트 단지쪽으로 바쁘게 걸음을 옮기는 직장인들이 있다.
현대백화점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이다. 이 회사의 본사는 단지 내 금강쇼핑센터에 위치해 있다.
금강쇼핑센터는 지하1층, 지상 4층 짜리 상가 건물이다. 1976년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생기면서 함께 지어졌다.
현대백화점은 이 상가 건물을 1980년 사들여 입주한 이후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있다. 현재 2층 일부와 3, 4층 전체를 사무실로 쓰고 있으며 정지선 회장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본사 직원 450여명은 모두 이곳에서 근무한다.
현대백화점 본사가 들어서 있긴 하지만 건물 소유주는 계열회사인 현대그린푸드다. 현대백화점은 2002년 11월 현대그린푸드의 백화점 사업부문이 분할돼 설립됐고 같은 달 한국증권거래소에 재상장 했다.
현대백화점이 이곳을 본사로 고집하는 것에 대해서는 압구정이 풍수지리학적으로 재운을 불러 모으는 명당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논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압구정본점 정문 옆 기둥에 명당임을 알리는 현판을 붙여 홍보하고 있다.
현판에는 "압구정을 감싸고 흐르는 한강의 모양이 미인의 눈썹 모양 혹은 용이 물을 굽어보는 형상을 이룬다. 압구정 중심의 현대백화점 자리는 재운의 상징인 배꽃으로 유명해 행복한 기운이 더욱 가득하다"는 글이 적혀 있다. 이 현판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명소가 됐다.
현대백화점의 한 직원은 "명당이라니 기분은 좋지만 화려한 백화점 매장에 비하면 본사 건물이 초라한게 사실"이라며 "타 대기업의 번듯한 사옥이 부러울 때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중 가장 화려한 매장을 자랑하는 백화점이지만 본사 업무 환경은 열악한 경우가 많다.
롯데백화점은 본사가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건물 상층부에 위치해 있다. 오피스 동이기는 하지만 매장을 찾는 고객들과 직원들이 엘리베이터를 함께 사용하도록 돼 있어 점심시간만 되면 북새통을 이룬다. 윗층에서 백화점 직원들로 만원이 되어 내려오는 엘리베이터를 고객들이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 건물 26층을 집무실로 이용한다. 롯데는 신 회장이 출퇴근 등으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할때는 전용모드로 바꿔 운용하고 있다.
신세계는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옆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상층부(16~19층)에 본사를 꾸리고 있다. 본사 근무 인원만 600여명이다. 신축건물 사무실로 직원들의 근무환경 만족도는 백화점 업계에서 높은 편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 건물 19층에서 근무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은 매장도 고객을 우선으로 동선을 짜기 때문에 직원들은 구석진 곳에서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외근이나 출장이 잦은 업무가 많기 때문에 사무실에 큰 투자를 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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