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부 회장 "다이소 작명, 경솔했다…토종 기업으로 봐주세요"

"일본 다이소와는 전략적 제휴관계…로열티 지불·직원교류 없어"
다이소, 매출 1조원 돌파…중국 이어 미국 공략예정

박정부 다이소 회장 ⓒ News1

(서울=뉴스1) 김효진 기자 = "중년층 이상 남성 고객들은 다이소 매장을 잘 이용하지 않는 것 같아요. 다이소가 일본 기업이라고 오해하기 때문입니다. 다이소는 분명한 토종기업입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싶어요."

'1000원숍'으로 유명한 생활용품기업 '다이소(daiso)'를 운영하는 박정부 다이소아성산업 회장은 12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매출 1조원 돌파 기념' 간담회 자리에서 작정한 듯 말을 꺼냈다.

박 회장은 "사업 초창기에 50군데 업체와 거래를 하고 있었는데 일본 다이소(대창산업)가 단독으로 거래를 하자는 제안을 해왔다"며 "한 군데 업체와 거래를 하는 것은 부담이 있었기 때문에 지분에 참여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당시 일본 다이소는 40억원을 투자했고 이후 경영권에 간섭하거나 직원들간 교류도 전혀없다"며 "당시 인지도가 있었던 다이소란 상호를 갖다 썼을뿐인데 생각해보니 경솔했다"고 토로했다.

박 회장이 이 같은 얘기를 꺼낸 것은 '다이소'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한바탕 곤혹을 치렀기 때문이다. 다이소가 독도를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로 바꾸는 운동에 후원을 하고 있다는 루머가 퍼진 것이다. 다이소아성산업은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하고 악성 루머를 퍼트린 네티즌을 대상으로 강경 대응할 방침을 밝혔다.

다이소아성산업은 박정부 회장이 1992년 설립한 회사다. 박 회장은 1988년 일본연수와 세미나를 지원하는 '한일맨파워'를 설립하면서 일본 다이소산업과 인연을 맺었다. 박 회장은 일본 '100엔숍'과 같은 '한국판 100엔숍'을 계획하고 현 다이소의 전신인 아성산업을 만들었다.

1997년에는 '아스코이븐프라자'라는 이름으로 첫 1000원숍을 오픈했다. 이후 2001년부터 브랜드명을 다이소로 사용해오고 있다. 현재 다이소아성산업의 최대주주는 박정부 회장이다. 박 회장은 다이소아성산업 지분 13.90%를 갖고 있다. 또 지분 50.02%를 보유하고 있는 한일맨파워의 최대주주기도 하다. 일본 다이소의 보유 지분은 34.21%다.

박 회장은 "현재 일본 다이소에서 물품을 가져오는 비중이 1%도 채 안된다"며 "일본에 배당이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도사랑운동본부에서 진행하는 독도사랑 행사에 참여하고 탈북주민, 독거노인 등을 지원하는 활동 등을 많이 하고 있다"며 "현재로서 많은 고객들이 인지한 '다이소' 상호를 바꿀 계획은 없지만 토종회사라는 점을 꾸준히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다이소는 전국 970개 매장에서 3만여종이 넘는 생활잡화를 1000~5000원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 후 약 4년 만에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창립 17년 만에 이룬 성과다.

해외 시장에서는 일본 다이소와 경쟁체제로 맞붙고 있다. 다이소는 지난 2011년 중국에 '하오스터(HASCP)' 첫 매장을 오픈한 후 매장수를 80개까지 늘렸다. 앞으로는 미국 시장을 성장 잠재력을 갖춘 시장으로 판단하고 진출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