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수건 쥐어짜는 아웃도어…소재개발·장비판매 '안간힘'
원가절감·스타마케팅으로 30%p 줄어든 성장세 메우기 역부족
- 이은지 기자
(서울=뉴스1) 이은지 기자 = 아웃도어 업계가 최대 매출을 낼 수 있는 가을·겨울 시즌이 다가왔지만 아웃도어 업체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자체 소재 개발로 원가 부담을 줄이고 포화상태에 이른 의류 대신 신발, 가방, 모자 등 장비 판매에 주력하는 방안을 쏟아내고 있지만 30%포인트 감소한 매출 성장세를 보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또 지난해 빅히트를 친 '캐나다구스'나 몽클레어'를 대체할 고가 다운점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 부담이 늘것이란 관측이다. 전지현, 조인성 등 기존 아웃도어 모델에 이어 이정재, 신민아, 소지섭 등이 새 모델로 발탁되면서 스타마케팅이 가열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밀레는 최근 자체 개발한 기능성 소재 '드라이엣지'를 재킷을 출시했다. 밀레 관계자는 "고어텍스 소재보다 자체 개발 소재를 사용하면 25% 원가절감의 효과가 있다"며 "아웃도어의 가격거품과 과도한 기능성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업계에서는 자제 소재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밀레에 앞서 △노스페이스 '하이벤트' △아이더 '디펜더시리즈5종' △블랙야크 '야크프레시' △코오롱스포츠 '아토텍' 등의 자체 기능성 소재를 개발해 제품에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장년층은 여전히 고어텍스 소재를 고집하는 편이지만 젊은층은 고어텍스 사용 여부보다 디자인을 보고 제품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다"며 "원가절감과 젊은층은 겨냥하는 차원에서 자체 소재 사용 비중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웃도어 업체들은 하나같이 올 가을·겨울 시즌에 의류 대신 장비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아웃도어 업계에는 등산화로 추석 특수와 가을시즌 경쟁에 돌입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K2는 최근 신제품 트레킹화 'EM뮤토'를 출시했고, 센터폴은 멀티 트레킹화 '247 드레곤'의 출시를 추석 연휴 전으로 앞당겨 선보였다.
지난해 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라푸마는 하반기 시즌 주력제품으로 트레일 워킹화인 'FX 듀오 프로텍'을 들고 나왔다. LF 관계자는 "아웃도어 의류시장은 이미 포화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부터 등산화, 모자, 장갑 등 장비에 주력하는 분위기가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전략에도 불구하고 대폭 줄어든 아웃도어 매출 성장세를 보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아웃도어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40%에 이르던 아웃도어 시장 매출 성장률은 2014년 5~10%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김혜련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승승장구하던 아웃도어의 기세가 꺾이면서 기타 복종으로의 수요 분산이 예상된다"며 "럭셔리, 여성복, 남성복, 스포츠의류 등이 2013년 대비 올해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어서 아웃도어 업체들이 내놓은 전략이 큰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소지섭(마모트), 송일국(휠라), 이정재(몽벨), 신민아(라푸마)가 처음으로 아웃도어 모델로 발탁됐다. 톱모델인만큼 대부분 5억원 상당의 모델료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업체들은 모델들이 처음 선택한 아웃도어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지난해 빅히트를 친 '캐나다구스'나 '몽클레어'를 대체할 고가 다운점퍼 브랜드가 무엇이 될지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어 업체들은 스타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아웃도어 모델들은 다른 광고모델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각인효과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업체들이 너도나도 톱스타를 모델로 내세우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졌다"며 "스타마케팅 대신 경쟁력을 갖춘 제품 개발과 소비자들과의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업체만이 살벌한 아웃도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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