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풀면 이긴다?" 소셜커머스 '쩐의 전쟁'

'티몬 매각'으로 요동치는 '소셜커머스 삼국지'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우리나라 소셜커머스 시장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시장의 틀이 확실하게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2010년 5월 티켓몬스터(이하 티몬)가 처음 서비스를 하면서 열린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현재 쿠팡, 티몬, 위메프가 경쟁하는 3파전 양상이다. 그 누구도 아직 확실한 1위가 아니다.

한동안 쿠팡과 티몬이 치열하게 1위 다툼을 벌이고 위메프는 다소 뒤쳐지는 듯했는데, 최근 위메프가 각종 프로모션과 TV CF,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펼치면서 다시 3자 경쟁 구도가 됐다. 위메프의 약진은 '돈을 풀면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티몬이 글로벌 1위 소셜커머스인 미국 그루폰에 매각되면서 상황은 더욱 예측하기 어렵게 흘러갈 전망이다. 그동안 티몬은 위메프의 공세에 이렇다할 맞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시장에 널리 퍼졌다. 게다가 모기업인 미국의 리빙소셜도 어렵다는 소식이 국내에까지 들려오면서 티몬의 자금 조달 여부는 시장의 큰 관심사였다.

이런 상황에서 그루폰으로 매각됐기 때문에 티몬은 강력한 지원군을 얻게 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루폰코리아의 점유율이 낮기 때문에 티몬과 그루폰코리아의 영업상 시너지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돈을 쓰면 효과를 보는 업계 특성상 그루폰 본사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게 될 경우 티몬이 지금과는 달리 치고 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티몬은 조만간 마케팅에 대한 전략을 밝힐 예정이다. 티몬 관계자는 "다음주 그루폰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에릭 레프코프스키가 방한해 사업 계획을 설명할 것"이라며 "또 신현성 대표도 이후 마케팅 전략을 설명할 것"이라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했다.

경쟁사인 쿠팡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인지도 제고 등을 꾀할 방침이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 등은 확정하지 않았지만, IPO를 준비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 등을 검토중"이라며 "지난 10월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했고, 착실하게 상장 준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타이밍을 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 조달의 목적 뿐만 아니라 상장을 통한 기업 이미지 제고, 신뢰도 향상 등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티몬의 매각으로 인해 상장작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 위메프, 그리고 그루폰을 등에 업은 티몬과 대항하기 위해서는 역시 돈을 많이 써야 하는데 그 경우 IPO가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지난달초 300억원 규모의 비용을 일시에 집행,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소셜커머스 시장을 흔든 위메프는 당분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탄력받았을 때 치고 나가야 한다는 복안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내실을 먼저 다진 후 외형을 키우겠다는 전략하에 한동안 내실을 다졌고, 이제 막 외형키우기에 나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자금도 충분하고, 장기적인 계획에서 자금을 집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금압박 등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우려가 더 많다. 아직 제대로 틀이 갖춰지지 않은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은 회사가 언제까지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위메프가 지난달 집행한 300억원은 작년 매출액보다 큰 규모다. 위메프는 지난해 매출 231억원에 7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위메프의 경우 대주주의 자금력이 충분해 단기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수 있다고는 해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결국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게 되면 위메프뿐만 아니라 지금 상위권에 있는 업체들 모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jinebit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