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원 인접국 대피 완료, 출장 금지" 기업들 '초비상'…피해 없어

삼성·LG, 주재원 인접국 대피시키고 출장 금지…대체 물류 검토
중동 공장 짓는 현대차 '노심초사'…수주업체 "장기전 땐 사업 차질"

미국과 이스라엘이 2일(현지시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공격한 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새들이 날아오르고 있다. 2026.3.2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동현 신현우 김진희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현지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일제히 '비상체제'(컨틴전시플랜)를 가동하고 임직원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인접국 대피·출장 중단"…삼성·LG '비상체제' 가동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란과 이스라엘 브랜치(영업소)에 근무 중인 주재원과 가족들을 두바이·이집트·요르단 등 상대적으로 안전이 확보된 주변국으로 대피시켰다.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이라크 영업소 근무 직원들은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사우디라아리비와 요르단 영업소는 정상 근무를 유지하되, 비상 연락망을 상시 유지하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중동 지역에 별도의 생산 시설을 두지 않고, 스마트폰, TV, 가전 등 소비자 제품 판매(영업소)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 리야드 중동·북아프리카(SEMENA) 법인은 네옴시티에 참여 중이고, 이스라엘에선 반도체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이란에는 생산 시설이나 영업소를 두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정부와 소통하며 중동 지역 사업소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중동 지역 출장도 비공식적으로 사실상 중단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LG전자는 지난주 이란에 파견했던 한국 직원 1명을 급거 귀국 조처하고 이스라엘 지점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 및 가족들은 인근 국가로 대피시켰다.

또 LG전자 중동·아프리카 지역 대표 명의로 재택근무 전환을 공지하고, 당분간 중동 지역 출장도 금지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중동·아프리카 지역에 3개 생산법인(이집트·사우디·남아프리카)과 18개의 영업소(이스라엘·사우디·UAE·앙골라·요르단·알제리·이집트·남아프리카공화국·튀르키예·나이지리아·모로코)를 두고 있다.

LG전자 측은 "이란과 이스라엘 외 중동 지역 법인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물류 대체 경로를 검토하고, 거래선과 함께 수요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 위치한 현대차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 부지에서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현대차 사우디 생산법인(HMMME) 공장 조감도.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5.15 ⓒ 뉴스1
중동 사업 차질 불가피…"장기전 땐 물류 차질"

사우디 킹 살만에 중동 첫 생산 거점을 구축 중인 현대차그룹은 한국 주재원과 현지 직원의 안전을 모니터링하며 정상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는 연간 5만 대 규모의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하는 대규모 플랜트다. 지난해 5월 착공해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정했지만 '이란 사태'로 때아닌 복병을 만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우디 현지 공항은 폐쇄됐지만 현지 체류 인력은 모두 안전을 확보한 상태"라며 "사태를 주시하며 정상 근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 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 중동 시장에서 방산·금융·기계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한화그룹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중동 지역에 체류 중인 한화 임직원은 123명, 가족을 포함하면 172명에 달한다.

한화그룹도 임직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라는 매뉴얼을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귀국한 임직원은 없다"면서도 "현지에서 안전하게 대기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중동 전력 인프라 사업에 참여 중인 전력기기 및 전선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특히 초고압 변압기 등 해상운송 인도가 필요한 업종인 만큼, 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 3사는 모두 현지 인력을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사태를 모니터링 중이다. 중동 사우디와 쿠웨이트에 생산법인(접속기·광케이블)을 둔 대한전선과, 이집트에 영업소를 둔 LS전선도 임직원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다행히 분쟁 지역과 거리가 있는 만큼 주재원과 현지 인력의 안전은 확보가 된 상황"이라면서도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해상운송에 차질을 빚거나 운임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어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