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부터 K-푸드까지"…한-브라질, 3대 경제협력 '한뜻'

한-브라질 비즈니스 포럼서 '첨단제조·농식품·헬스' 협력 방안 논의
이재용·정의선·구광모·정기선 총수 '총출동'…브라질 투자 '속도전'

페르난두 아다지 브라질 재무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지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마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 페르난두 재무장관, 조르지 비아나 브라질 수출투자진흥청(ApexBrasil) 회장, 우알라시 모레이라 리마 브라질 개발·산업·통상·서비스부(MDIC) 차관. 2026.2.23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한국과 브라질 경제계가 첨단제조·전략광물·인공지능(AI), 농식품, 헬스·라이프스타일 산업을 3대 협력 분야로 선정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1년 만에 국빈 방한한 것을 계기로 경제협력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브라질 수출투자진흥청(ApexBrasil)과 공동 개최한 '한-브라질 비즈니스 포럼'에서 이같은 양국 3대 협력 분야를 논의하고, 양국 기업 간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포럼에는 룰라 대통령을 비롯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우알라시 모레이라 리마 브라질 개발·산업·통상·서비스부(MDIC) 차관, 류진 한경협 회장, 조르지 비아나apexBrazil 회장 등 양국 정부 고위급 인사 및 기업인 4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 총수들이 직접 행사장을 찾으며 '눈도장'을 찍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포함한 재계 총수들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의 국빈 만찬에 참석, 이날 포럼에서 맺어진 MOU를 비롯한 대(對)브라질 투자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핵심 산업단지인 상파울루와 마나우스에 스마트폰·생활가전 생산법인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팩토리, 기업 간 거래(B2B) 디지털 전환, 공급망 현지화 등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32년까지 브라질에 11억 달러(약 1조6000억 원) 투자를 공식화했는데, 상파울루 공장을 기반으로 전동화 투자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LG전자는 기존 마나우스 공장 외에 파라나주 지역에 신공장을 신축하는 등 글로벌 사우스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 특히 2030년까지 브라질 매출액 2배 성장을 이뤄낸다는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브라질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는 브라질에서 생산 공장과 부품센터를 운영하며 굴착기 등 건설장비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21년 전 국빈 방문 때보다 규모가 2배 커진 300여명의 경제사절단과 한국을 찾았다. 세계 3대 항공기 제조사 중 하나인 엠브라에르의 프란시스쿠 고메스 네투 회장, 중남미 최대 에너지 기업 페트로브라스의 마그다샹브리아르 최고경영자(CEO) 등 브라질 주요 기업 인사들이 참여했다.

페르난두 아다지 브라질 재무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브라질 비지니스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6.2.23 ⓒ 뉴스1 안은나 기자

브라질은 인구 2억1000만 명 넘는 중남미 최대 내수시장이자, 세계 3위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한 자원 부국이다. 이날 포럼에선 △첨단제조·전략광물 및 AI △헬스·라이프스타일 및 창의산업 △농식품 산업 등 양국 간 3대 경제협력 의제들이 중점 논의됐다.

먼저 '헬스·라이프스타일·창의산업' 세션에서는 남미 전역에서 확산하고 있는 K-콘텐츠를 중심으로 문화콘텐츠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브라질의 풍부한 화장품 원료와 K-뷰티 산업 간 협력 가능성도 모색했다.

'농식품 산업' 세션에서는 안정적인 농축산물 공급국인 브라질과 가공·유통·브랜드 역량을 보유한 한국 기업 간 협력 모델이 제시됐다. '첨단제조·전략광물·AI' 세션에선 자원 부국 브라질과 제조 강국 한국의 산업 역량을 결합, 기존 제조 협력을 '첨단 산업 협력'으로 격상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양국 경제인들의 협력을 당부하고 경제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

류진 회장은 "브라질은 식량·에너지·항공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자원 강국이자 글로벌 공급망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큰 국가"라며 "양국은 교역 중심 협력을 넘어 투자와 산업 협력 중심의 공동 번영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관 장관은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장 다변화가 중요하다"며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TA) 협상 재개가 양국 간 무역·투자 확대와 안정적인 통상 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비아나 ApexBrasil 회장은 포럼 논의 결과를 룰라 대통령과 양국 정부 인사들에게 공유한 뒤 "이번 포럼이 양국 경제협력의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