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올해 소비 늘리겠다"…'넉넉한 주머니'는 8%뿐

주식 활황에 소비심리 살아났지만…소비여력 회복은 '아직'
소비 리스크 1위는 '고물가·고환율'…"내수 부양책 넓혀야"

한국경제인협회 '2026년 국민 소비지출계획 조사'(한경협 제공)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민 10명 중 5명은 올해 소비를 지난해보다 늘릴 계획이지만, 실제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8%대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식자산이 급증하는 '코스피(KOSPI) 5000' 시대가 다가오면서 소비심리가 되살아났지만, 정작 소비 여력은 회복이 더디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2026년 국민 소비지출계획 조사'를 벌인 결과, 54.8%가 '올해 소비지출을 전년 대비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고 22일 밝혔다.

분위별로 보면 소득 하위 40%(1~2분위)는 소비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우세했다. 반면 소득 상위 60%(3~5분위)는 소비를 늘리겠다는 응답이 60%에 가깝거나 웃돌았다.

올해 소비를 늘리겠다는 응답자들은 생활환경과 가치관 등 '소비인식의 변화'(18.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취업 기대 및 근로소득 증가(14.4%) △물가안정(13.8%)이 뒤를 이었다.

반면 지출을 줄이는 이유로는 △고물가(29.2%) △실직 우려 또는 근로소득 감소(21.7%) △자산 및 기타소득 감소(9.2%)를 들었다.

한경협은 "소비 여력 자체는 회복이 더디지만, 주식 등 자산가치 상승이 소비심리 개선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제인협회 '2026년 국민 소비지출계획 조사'(한경협 제공)

올해 소비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최대 리스크는 '고물가·고환율 지속'이 44.1%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세금·공과금 부담 증가(15.6%), 민간부채 및 금융불안(12.1%) 등도 소비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소비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는 시점에 대해선 국민 절반(53.3%) 이상이 '올해 하반기 이후'라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2026년 하반기(22.4%), 2027년(19.3%, 상반기 13.9%·하반기 5.4%), 2028년 이후(11.6%) 순이었다.

문제는 '주머니 사정'이다. 응답자 41.2%는 가계 소비 여력을 묻는 말에 "부족하다"(부족 30.6%·매우 부족 10.6%)라고 답했다. 소비 여력이 충분할 것이라는 응답은 8.3%에 그쳤다. 이는 부족 응답의 5분의 1 수준이다.

한경협은 "소비 계획에 비해 실제 소비여력이 부족하거나 향후 소비 회복이 일부 계층에 국한될 경우 내수진작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며 "실질 소비여력 제고와 저소득층의 소비 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 대응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가계 소비 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도 올해 소비지출은 다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소득공제 확대, 개별소비세 인하 등 가처분소득을 늘리는 지원책과 함께 대형마트 규제 해소 등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내수회복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