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경제계 "올 상반기, AI 투자 늘지만…경영 리스크 여전"
BIAC, 한경협 등 OECD 소속 경제단체 29곳 조사 보고서 발표
"공포 단계 지났지만 에너지·지정학 리스크 여전…투자 증가 78%"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인공지능(AI) 산업의 확산과 미국발(發) 관세 불확실성 완화로 올해 상반기 글로벌 경기가 '완만한 침체' 흐름을 보일 것이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경제계의 공동 전망이 21일 나왔다.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투자 활력이 돌면서 지난해 하반기 세계 경기에 몰아쳤던 '급격한 위축'은 일단 해소됐다. 다만 통상·지정학적 리스크와 에너지 수급 불안이 계속되면서 국내외 경영환경은 여전히 힘겨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OECD 경제산업자문위원회(BIAC)는 이날 회원국 경제단체들의 2026년 상반기 전망을 담은 '2025 경제정책 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BIAC에는 한국경제인협회를 포함한 38개국 경제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보고서는 29개국 경제단체 응답을 토대로 작성됐다.
OECD 경제계의 과반(59.6%)은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 전망을 '경기 침체 지속'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하반기 절반(49.5%)가 응답했던 '급격한 위축' 전망은 0.6%로 대폭 감소했다. 다만 경영환경에 대해선 57.3%가 '보통' 수준으로 응답했다.
이는 무역·통상 및 지정학적 충격이 단기 리스크를 넘어 중장기적 비용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해 미국 관세 조치 등 '통상 충격'은 산업별·국가별 협상이 진전되면서 불확실성이 서서히 완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정학 리스크로 급등했던 에너지 가격 역시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의 증산 등으로 하향세가 뚜렷해졌다. BIAC은 "기업들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고비용 구조에 적응하며 대응력을 확보 중"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심리에도 활력이 돌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투자 감소' 우려는 74.9%에 달했지만, 올해 상반기 전망은 '투자 증가'가 78.1%로 반전됐다. 특히 AI·클라우드·소프트웨어 분야는 대다수(94.2%)가 투자 증가를 예상해 전략 분야로의 투자 집중이 예상된다.
다만 회원국 경제계 과반수(51.6%)가 올해 인플레 상승을 예상, 비용 압력이 투자를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기업 활동의 제약요인으로는 '지정학 리스크'가 85%로 가장 높았다. 이어 '높은 에너지 가격 및 공급 불안'(81.6%), '노동시장 경색·미스매치'(78.5%), '무역·투자장벽'(74.4%)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에너지 수급과 노동시장 관련 응답은 직전 조사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규제 부담'도 응답자의 34.5%가 제약요인으로 지목해, 대외 여건 외에 국내 제도 환경 개선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에너지 접근성 확보'가 88.4%로 가장 많이 꼽혔다. '노동시장 참여 제고' 응답도 65%로 직전 조사(19%)보다 3배 증가했다.
이는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서, 안정적 에너지 확보와 산업 수요에 맞는 노동력 확충이 향후 성장 잠재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BIAC는 "대외 통상·금융 여건 제약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기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저성장이 장기화하고 있다"며 "각국의 구조개혁 노력과 함께 무역·투자 촉진을 위한 환경 조성과 글로벌 규제 조율을 위한 OECD의 적극적 역할 수행을 기대한다"고 했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글로벌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기업투자, 특히 혁신 분야에서의 투자 전망이 뚜렷하게 반등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러한 혁신 분야 투자 수요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려면 과감한 규제 개선과 노동시장 수요에 맞는 인력 확충,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가 관건"이라며 "한국이 국제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민관이 머리를 맞대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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