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턴 이재용, '사업지원실' 전면 배치 "뉴삼성 신호탄"
컨트롤타워격 사업지원TF, 室로 상설화…미전실 해체 8년 만
정현호·박학규·최윤호 '복심 3인방' 배치…'조용한 경영' 마침표?
- 최동현 기자, 박주평 기자,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박주평 원태성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미래전략실 해체 후 임시 조직으로 운영하던 사업전략 태스크포스(TF)를 경영진단실과 통합하고, 실(室) 규모로 격상해 상설조직 '사업지원실'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복심 3인'으로 불리는 정현호 부회장은 보좌역, 박학규 사장은 초대 실장, 최윤호 사장은 팀장으로 전환 배치했다. 이 회장이 취임 3년 차를 맞아 '경영 그립감'을 한층 배가했다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뉴삼성'을 향한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7일 정현호 사업지원TF장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회장 보좌역에 보임하고, 사업지원TF는 상설조직인 '사업지원실'로 개편, 초대 실장에 박학규 사장을 임명하는 내용의 조직개편 및 인사를 단행했다.
사업지원TF는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삼성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약 8년간 임시 조직으로 운영된 TF다. TF를 이끌었던 '이인자' 정현호 부회장은 용퇴해 이재용 회장 보좌역으로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박학규 초대 사업지원실장 사장은 '전략'과 '재무'를 겸비한 지장(智將)으로 평가받는다.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좋아했던 박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과 대학원에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에선 미래전략실 경영지원팀장,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경영지원실장(CFO), 전사 경영지원실장,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경영지원실장 등 전사의 요직을 두루 거쳐 지난해 11월 사업지원TF 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업지원실 전략팀장은 최윤호 경영진단실장 사장이 맡는다. 경영진단실은 지난해 11월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 조직으로 신설됐다가, 최근 삼성전자 내부 조직으로 옮겼다. 이번 개편으로 사업지원TF과 통합된 것이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 미래전략실 전략팀, 사업지원TF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등 요직을 거친 명실상부 '에이스'로 통한다. 삼성SDI 대표를 맡아 그룹 배터리 사업 성장을 다진 뒤 경영진단실장으로 이동했다.
사업지원실 경영진단팀장은 주창훈 사업지원TF 부사장이, 사업지원실 피플팀장은 문희종 사업지원실TF 부사장이 각각 보임됐다. 두 부사장 모두 인사 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HR 전문가'이다.
주 부사장은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상무 △삼성전자 인사팀 상무 △사업지원TF 전무를 역임했다. 문 부사장은 2015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인사팀 상무를 시작으로 △종합기술원 인사팀장 상무 △사업지원TF 인사담당 상무를 거쳤다.
재계에선 이번 인사로 이재용 회장의 조작 장악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10년만에 사법 리스크를 털고 '온전한 경영'에 복귀, 첫 조직 개편으로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던 TF를 상설화했다. '뉴삼성 경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정현호·박학규·최윤호 3인을 지근에 배치한 점도 의미심장하다. '삼성 이인자'로 불렸던 정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선 물러났지만, 보좌역으로서 이 회장의 경영 구상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박학규·최윤호 사장은 이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유명하다.
'미전실 출신'이 사업지원단에 대거 등용된 점도 눈에 띈다. 박학규 사장은 삼성그룹 비서실 재무팀 출신으로 2014년 미전실 조직 체질 개선을 주도했다. 최윤호 사장도 미전실 전략팀에서 경력을 쌓았다. 주창훈 부사장 역시 미전실 인사지원팀 출신이다.
재계는 이재용 회장이 '조용한 경영'을 마치고 경영 전면에 나서는 동시에, 사업지원단을 통해 신사업 설계와 인수합병(M&A) 등 그룹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여부도 초유의 관심사다.
한편 삼성전자는 사업지원실 조직개편을 신호탄으로 이르면 이달 중순 그룹사 사장단·임원 정기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삼성전자는 12월 초 인사를 발표했는데, 최근 2년은 11월 말로 시점을 앞당겨 시행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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