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열풍에도 '서울 관광'만 76%…"지역관광 살릴 규제 완화 시급"

한경협, 국내관광 활성화 정책과제 33건 전달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한경협 제공)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와 한국 콘텐츠의 흥행에 힘입어 음식 등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서울 집중도가 76%에 달해 지역경제로 수혜가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역 콘텐츠와 교통 인프라를 강화하고 관련 규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서비스산업 경쟁력강화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간사 기관 자격으로 개최하고 총 33건의 정책과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한경협은 기생충, 오징어 게임, 케데헌 등 연이은 K-콘텐츠의 글로벌 흥행과 K-푸드, K-뷰티의 인기로 한국의 일상과 문화를 직접 경험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 관광은 서울 집중도가 76%에 달해 지역경제로 수혜가 이어지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일본관광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일본 관광지 집중도는 도쿄 47%, 오사카 39%, 교토 35%, 가나가와 28%, 후쿠오카 12%로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반면 한국은 서울이 76%, 경기 15%로 수도권이 무려 91%로 대다수다.

한경협은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역 콘텐츠와 교통 인프라를 강화하고, 지역별 고유 콘텐츠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체류형 관광'을 확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구체적으로 △관광산업 범위 확대 △지역 관광지 2차 교통망 확충 △글로벌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협력 강화 △공유숙박 규제 합리화 등 4대 분야 33건의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한경협은 "현행 관광진흥법상 관광산업은 여행업·숙박업 등 7개 업종만 해당해 체험·문화·레저 등 신흥 관광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 특화 체험을 제도권에 포함할 수 있도록 '관광체험업'(가칭)을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또 "한국은 공항·KTX역과 지역의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2차 교통망이 부족해 접근성과 편의성이 크게 떨어진다"며 공항, KTX 역 등 핵심 교통점을 중심으로 지역 간, 지역 내 원활한 이동을 지원하는 교통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해외 OTT 및 방송사의 지역 촬영 인센티브와 제작 펀드 조성 등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공유숙박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외국인 관광객의 지역 장기 체류 수요를 흡수할 것을 요청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10년 전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었던 일본이 정부의 전폭적 정책지원과 지방 활성화 정책으로 세계 10위 관광대국에 올랐다"며 "한국도 정부를 구심점으로 혁신 대책을 마련해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