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주 경협위 "양국 방산 협력 확대, 韓 CPTTP 가입" 공감대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한국과 호주 경제계가 핵심 광물이나 청정 에너지 등 전통적 영역을 넘어 첨단 방위산업, AI 혁신, 재난 대응, 산업 안전 등 새로운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양측 경제계는 방위산업 분야 협력 확대를 위해 한국이 미국·영국·호주 간 군사기술 공동개발 프로그램인 오커스(AUKUS) 필라2에 참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해야 한다는 데에도 뜻을 같이 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7일 서울에서 호·한 경제협력위원회(AKBC)와 함께 제46차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선 산업계의 높아진 안전 요구를 반영해 호주의 선진 경험을 공유하며 협력의 의미를 더했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축사를 통해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응해 양국 간 미래지향적 논의가 확대하는 것은 큰 의의가 있다"며 정부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매들린 킹 호주 자원부 장관도 영상 축사를 통해 양국이 공급망 안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나아가고 있음을 환영했다.

장인화 한·호 경제협력위원회(KABC) 위원장 겸 포스코그룹 회장은 "이번 회의는 산업 안전과 지역사회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이는 한 나라만의 고민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한호 경협위의 논의가 국제 무대에서 양국 협력 모델 확산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진 본회의에서는 재난 대응과 사회적 책임 활동 강화를 위한 양국의 우수사례를 소개하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호주 측에서는 GS건설 현지 법인의 홀리 헤이버스 이사와 그린수소 엔지니어링 기업 일렉시드의 로버트 사운더스 법인장이 각각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들은 한국 기업과 호주 기관이 함께 인공지능(AI) 기반의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과 공동 훈련 프로그램 등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포스코그룹은 지역사회의 재난 인프라 강화를 위한 사회공헌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포스코그룹은 주민과 의용소방대 교육훈련, 소방 장비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선 한국의 주력 산업으로 부상되고 있는 방위산업에 대해 양국 협력을 고도화 할 방안도 논의됐다.

마틴 퍼거슨 AKBC 회장은 "양국의 방위 협력은 지금까지 한국·호주 관계의 주춧돌 역할을 해왔다"며 "역내 평화를 위해 한국과 협력 필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고든 플레이크 호주 퍼스 미국 아시아센터 소장 역시 "전 세계적 국방비 증액이 예상되는 가운데 호주에게도 전통적인 서구 파트너 외 가치관을 공유하는 국가와의 파트너십 확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우열 연세대 항공우주전략원 안보전략센터장은 "자체적 안보 책임이 강화되는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한·호 협력의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며 "오커스(AUKUS) 필라 2 가입 등 양국 협력을 공식화하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커스 필라2는 미국·영국·호주 등 오커스 회원국 간 군사기술 공동개발 프로그램이다.

서영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는 전통적인 무기체계를 넘어 AI 유·무인복합체계와 같은 신분야에서의 양국 협력을 제안했다.

핵심광물과 청정에너지 세션에서는 그린수소와 희토류 분야에서 한국과 호주의 밸류 체인 협력 방안이 제시됐다.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은 호주의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한국의 발전된 산업 및 기술 역량을 통해 양국은 수소, 암모니아, 대규모 배터리 저장 분야에서 이상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호주 전력망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장기적으로는 호주 생산 수소로 한국에서 그린메탈을 생산하는 윈윈 전략을 소개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호주 핵심광물 투자와 더불어 핵심광물 연구개발(R&D) 랩 설립을 통해 양국의 연구 협력 기반도 구축할 계획임을 밝혔다.

양국 경제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국이 참여하는 초대형 협정인 CPTPP에 한국 가입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미국발 통상 위기 대응과 공급망 및 교역 다변화에 협력하자는 취지다.

이외 양 측은 △녹색경제동반자협정 후속 이행 △오커스 필라 2 협력 △AI 국제 거버넌스 방향성 논의 △자연재해·산업안전 대응 협력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동 성명서를 채택했다.

회의와 함께 진행된 '한·호주 교류의 날' 행사에선 양국 경제인들이 양국의 식음료를 함께 즐기며 교류의 깊이를 더했다. 호주 와인 기업 이든베일의 무알콜 와인에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 및 소바바 치킨을 더하며 협력 관계를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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