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체감경기, 트럼프 귀환 후 얼었다…'긍정 전망' 78→16% 급감

BIAC, OECD 회원국 조사…97% "美 무역장벽, 경제활동에 부정적"
투자 확대 계획도 76→19% 1/4 토막…"수출의존도 높은 韓 우려↑"

2025 BIAC 경제정책 조사(2025 Economic Policy Survey)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체감 경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귀환을 기점으로 수직 낙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소속 경제단체 10곳 중 8곳(78%)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직전까지 글로벌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지만, 8개월이 지난 현재는 긍정 전망이 16%로 급감했다.

미국 상호관세 협상 시한(8일)이 닷새 앞으로 임박하면서 OECD 회원국들의 우려는 절정에 치닫고 있다. OECD 회원국 소속 경제단체 10곳 중 9곳이 최우선 정책으로 '국제무역'을 꼽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계 유예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거듭 못 박은 상황이라 파장이 예상된다.

美 상호관세 발표 후…경기 전망·투자 계획 '급랭'

3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OECD 경제산업자문위원회(BIAC)가 회원국 경제단체 45곳을 상대로 '2025 경제정책 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 하반기 경기 전망을 '좋음'(Good)으로 평가한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직전 조사(78%)보다 무려 62%포인트(p) 급감했다.

BIAC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5월 조사를 벌였는데, 불과 8개월 만에 OECD 회원국들의 체감 경기가 180도 달라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재선, 취임 직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트럼프의 귀환'이 체감 경기를 떨어트린 핵심 변수인 셈이다.

실제 응답국의 97%가 미국의 무역장벽이 자국 경제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국의 60%는 최근 무역정책 변화로 자국 국내총생산(GDP)이 0.5%p 이상 손실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0.25%p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37%에 달했다.

OECD 회원국의 기업 투자도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해 10월 조사에서는 응답국 중 76%가 내년(2025년) 투자 전망을 '완만히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이 비율이 19%로 4분의 1로 급락했다. 반면 '완만히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은 70%로 직전 조사(18%)보다 3.9배 증가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전망도 응답국의 과반인 55%가 '지난해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IAC는 "지속되는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무역장벽이 세계 경제 전반에 구조적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체감경기와 투자심리를 급속히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5 BIAC 경제정책 조사(2025 Economic Policy Survey)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OECD 경영계 93% "국제무역 정책이 최우선"

OECD 회원국 경제단체들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한 최우선 정책으로 '국제 무역'(93%)을 꼽았다. 대다수 국가가 글로벌 통상질서 회복을 가장 시급하게 느낀 것이다. 이어 △ 디지털 정책(58%) △기후·에너지 정책 공조(53%) 순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한국을 포함한 57개 경제주체(56개국+유럽연합)에 상호관세를 부과했다가 이달 8일까지 유예(중국 제외)했는데, 관세 협상 합의에 이른 국가는 영국과 중국뿐이다. 나머지 55개국은 오는 9일부터 상호관세가 일괄 부과된다.

한편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으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86%로 가장 많았으며 무역·투자 장벽(66%), 공급망 혼란(43%), 에너지 가격(24%), 노동시장 불균형(21%), 규제 및 행정 부담(18%), 조세부담(16%) 등이 뒤를 이었다.

BIAC은 "글로벌 기업들은 무역장벽 확대와 지정학 갈등 속에서 더 이상 자국 정책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OECD가 무역 질서 회복과 디지털 규범 조율을 이끌어가는 다자협력의 핵심 축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및 최근 이란-이스라엘을 둘러싼 중동지역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