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루이스 보고서 놓고…고려아연 "환영" MBK·영풍 "편향적"

집중투표제 도입 등 최윤범 회장 측 안건에 찬성 의견…고려아연 "적대적 M&A 강력 반대"
MBK "집중투표제 도입 찬성하고 MBK 후보 배제라니…논리적 모순"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경영권 분쟁 중인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연합과 고려아연(010130)은 14일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글래스루이스가 23일 임시 주주총회에 올라온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정관 변경 안건에 동의한 것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MBK와 고려아연에 따르면 글래스루이스는 이날 오전 기관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최 회장 측이 임시 주총 안건으로 올린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상한선 설정 안건에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집중투표제 시행을 전제로 표 분산을 방지하기 위해 최 회장 측 이사 후보 7명 가운데 4명에게만 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글래스루이스는 "지난 몇 년간 고려아연의 재무·경영 성과는 동종 업계 대비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라며 "영풍의 거버넌스 이력과 이해관계가 고려아연 다른 주주들의 광범위한 이해관계와 일치하는지 여부에 관한 의문은 해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글래스루이스는 MBK·영풍 측이 제안한 이사 후보 14명에 대해선 모두 반대 의사를 밝혔다"며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번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대해 반대의 뜻을 강하게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사 수 상한 제한에 대해 현재까지 보고서를 내놓은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모두가 도입을 찬성했고 집중투표제도 글래스루이스가 손을 들어주며 도입에 큰 힘이 실렸다"며 "영풍과 MBK는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이사회에서 합리적인 의견을 내는 구성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MBK·영풍은 보도자료를 통해 글래스루이스 보고서에 대해 "기존 경영진에 대한 편향성뿐만 아니라 집중투표제 찬성 이유와 이사진 구성 간 논리적 모순까지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MBK·영풍은 "글래스루이스는 주주들과 자본시장으로부터 지탄받은 일반공모 유상증자 사태에 대해서도 주주들의 우려에 대한 대응력을 보여줬다는 식의 편향된 의견을 제시했다"며 "최 회장 측 인사로만 구성돼 거수기 역할을 했던 현 이사회의 7명의 사외이사가 독립적이라고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중투표제에 대해선 '이사회 구성에 대한 주주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고 찬성한 반면, 고려아연 추천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MBK·영풍 측의 전략적 투표 가능성을 상쇄하기 위해 4명에게만 표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과 균형감을 강조하면서 MBK·영풍 측 추천 후보의 이사회 진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논리적으로 모순된 주장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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