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상속 포기 속출…尹 정부선 과도한 상속세 부담 줄어들까

재계, 새 정부에 법인세·상속세 인하 건의 예정
"韓 상속세·법인세 OECD 상회…글로벌 스탠다드 맞춰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삼성가(家)가 상속세금 마련을 위해 보유 주식을 연이어 매각하고 있다. 최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삼성전자 주식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해 1조3700억원 이상을 확보했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삼성SDS 주식을 팔아 1900억원을 마련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에 대한 상속세 12조원을 납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최대주주 할증평가까지 더해지면서 최대 60%로 세계 최상위권이다. 일부 기업들은 상속세 부담에 가업 승계를 포기하는 등 부작용도 잇따르고 있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업승계가 단순한 부의 대물림이 아니라 기업의 존속 및 일자리 유지를 통해 국가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재계 단체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새 정부에 상속세와 법인세 인하 등을 건의할 예정이다.

27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직계비속에 대한 기업 승계 시 우리나라의 실효세율은 58%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최상위 수준으로 일본(55%)이나 미국(39.9%), 독일(30%), 영국(20%)보다 높다.

명목 상속세 최고세율(직계비속 기준)은 50%지만 최대주주할증 평가 시 60%까지 높아진다. 사실상 OECD 국가 중 1위나 다름없다. 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2018년 기준)도 3위다.

상속세 실효세율 ⓒ 뉴스1

재계에서는 상속세가 과도하다 보니 '기업하고자 하는 의지'가 꺾이고, 가업을 유지하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가업상속을 지원하기 위한 공제제도가 있으나 이마저도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중소기업과 일부 중견기업에 불과하다. 2011~2019년 한국의 가업상속공제제도 평균 이용건수는 85건, 공제금액은 2365억원에 그쳤다.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도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업을 자녀에게 물려주기보다는 매각을 고민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손톱깎이 생산업체인 쓰리세븐의 경우 지난 2008년 150억원의 상속세로 인해 오너가가 지분을 전량매각한 후 적자기업으로 전락했다. 콘돔을 만드는 유니더스도 5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때문에 2017년 사모펀드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락앤락 오너가도 상속세를 이유로 2017년 말 홍콩계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전달할 경제계 건의문에 상속세 인하를 포함했다.

상속세율(50%)은 OECD 회원국 평균인 25%로 인하하고 최대주주할증과세는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대신 조세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자본이득세(승계취득가액 과세)의 도입을 제시했다.

법인세 최고세율 ⓒ 뉴스1

경제단체들은 법인세에 대해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봤다.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은 기업 경쟁력 강화와 해외 자본 유치를 위해 앞다퉈 법인세율을 인하했지만 우리는 2000년 OECD 28위 수준에서 지난해 8위로 법인세율 순위가 높아졌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지방세 포함)은 지난해 27.5%로, OECD 평균 22.9%를 5%p 가까이 웃돈다. 특히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과세표준 3000억원 이상 기업(103개, 0.03%)이 법인세의 50% 이상을 부담하고 있다.

경총은 "우리 기업들이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세 환경에서 적극적으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법인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도 공약집을 통해 "중소기업이 장수기업으로 성장하도록 가업승계를 원활하게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가업승계를 위한 사후 의무기간·사후요건을 완화하고, 계획적인 승계 지원을 위한 사전 증여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반도체 강국을 위해 R&D 시설 및 시설 투자 세제공제를 확대하고 국내 복귀 기업에 대한 세액감면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