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물러나는 허창수…'배려와 신뢰의 외유내강 경영자'

2005년 GS그룹 출범 당시 23조 매출, 3배인 68조로 성장 시켜
LG그룹 시절엔 고 구본무 회장과 글로벌 기업 토대 마련

허창수 GS 초대 회장이 2005년 GS CI 및 경영이념 선포식에서 GS그룹 깃발을 흔들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3일 퇴임 의사를 밝힌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2005년 3월, GS그룹의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15년간 특유의 배려로 '밸류(Value) 넘버원 GS'를 일궈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GS 창업주인 고(故) 허만정 선생의 3남인 고 허준구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창수 회장은 1948년 경남 진주시 지수면에서 태어났다. 1977년 LG그룹 기획조정실 인사과장으로 입사해 첫 근무를 시작했고, LG상사, LG화학 등 계열사 현장에서 인사, 기획, 해외 영업·관리 업무 등을 거치면서 다양하고 풍부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후 LG전선 회장과 LG건설(현 GS건설)의 회장을 역임했다.

1947년, 허준구 명예회장이 LG그룹 창업 당시 고 구인회 LG 창업회장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이래, 구씨와 허씨 양대 가문이 57년간 다져온 창업 동반체제를 이어오는 동안, 무역업과 제조업 계열사 현장에서 인사, 기획, 해외 영업·관리 등 직무를 수행했다.

특히 LG 시절 고 구본무 회장과 함께 LG그룹을 원만하게 이끌면서 전면에 드러나지는 않고 충실하게 소임을 수행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랜 기간 해외 사업 현장에서 다져진 국제적 감각과 지식을 경영 전반에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등 LG가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서는 데에는 허 회장의 공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후 2005년 LG그룹에서 GS그룹이 떨어져 나오면서 설립된 ㈜GS 초대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 '밸류 넘버1 GS'를 일궈내는 데 매진해왔다.

그는 대주주를 대표하면서 출자를 전담하는 지주회사인 ㈜GS 이사회 의장 및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출자 포트폴리와 관리와 사업자회사 성과 관리에 힘써왔다. 모든 의사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과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을 적극 실천해 세계 최고의 선진 지주회사의 체제를 정립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다.

허창수 GS 초대회장이 올해 열린 GS 해외사장단 회의에서 제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뉴스1

허 회장은 글로벌 경제 위기로 국가 경제가 위축되고 불황이 장기화하는 시기에도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 미래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하는 ‘공격 경영’을 펼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도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충하라"라는 평소 철학대로 그룹의 성장을 책임질 사업으로 '에너지·유통서비스·건설' 3대 핵심 사업군을 집중 육성했다.

2009년 5월 GS는 ㈜쌍용의 지분을 인수했으며 사명 변경을 거쳐 현재의 GS글로벌을 탄생시켰고, 2013년 12월에는 STX에너지를 인수해 풍력 발전 및 신재생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GS E&R로 탈바꿈시켰다.

2013년 GS에너지를 통해서는 신평택발전 지분(35%)과 청라에너지 지분(30%)을 인수했으며, 2015년에는 인천종합에너지 지분(50%, 18년 추가 20% 지분인수)을 인수하는 등 활발한 인수·합병을 지속해 나갔다.

이러한 노력으로 허 회장은 출범 당시 매출액 23조원, 자산 18조원, 계열사 15개 규모의 GS그룹을 2018년 말 기준, 매출액 68조원, 자산 63조원, 계열사 64개 규모, 재계 8위로 성장시켰다.

2011년부터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아 '민간경제 외교수장'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북핵 및 사드 등으로 외교적 긴장감이 지속되던 2017년 10월, 한·미 재계회의와 한·일 재계 회의를 잇달아 성사시켰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을 반대하는 '공동성명서' 채택과 한·일 청년 인재 교류 협력에 나서며 다년간 전경련이 전 세계를 상대로 쌓아온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민간 외교전을 펼쳤다. 허 회장은 2018년, 한국이 수출하는 자동차에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25%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미국 상원의원들에게 이 법의 남용 방지를 위한 법안 입법을 서한을 통해 촉구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결속을 중시하는 경영 철학은 허 회장 특유의 배려와 신뢰의 리더십으로 나타난다"며 "윗사람, 아랫사람을 가리지 않으며 타인에게는 친절하고 자신에게는 엄격한 모습 때문에 '외유내강(外柔內剛)의 경영자'로 불린다"고 평가했다.

허창수 GS그룹 초대 회장이 2017년 5월 GS 밸류크리에이션 포럼에서 박수로 참석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스1

ryupd01@new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