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 '세기의 결혼' 최태원-노소영, 결국 27년만에 파국맞나
재벌총수 아들과 현직 대통령 딸의 결혼...결혼생활 내내 검풍 휩싸여
- 김보람 기자
(서울=뉴스1) 김보람 기자 = 지난 8월 성경책을 두 손에 꼭 안은 채 출소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 속죄의 의미가 담긴 이 모습에 깊은 인상을 심었던 최 회장이 또 한번 세간을 놀라게 했다. 29일 오전, 최 회장은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한 것이다. 오래 전부터 불화설이 나돌았지만 본인이 직접 밝힌 것은 처음이다.
사실 두 사람은 27년전 결혼 당시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미국 시카고대 박사과정 유학시절에 만나 1988년 결혼했다. 재벌 총수의 아들과 현직 대통령(노태우 전 대통령) 딸의 혼사라는 점에서 '정략 결혼'이라는 눈초리도 적잖게 받았다.
실제로 노태우 정부 마지막 해인 1992년, 경제계 최대 관심사였던 제2이동통신 사업자로 선경그룹(현 SK그룹)이 선정되자 사돈에 대한 특혜라는 거센 비난에 휩싸였다. 당시 여당 대표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까지 비판에 가세하자 결국 선경그룹은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반납했다. 대신 KT의 자회사였던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계기로 그룹은 재계 3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의 결혼은 '정경유착'이라는 꼬리표가 달릴 수밖에 없었고, 따가운 세간의 시선 탓인지 결혼생활도 순탄하지 못했다. 쉬지않고 몰아치는 '검풍(檢風)'에 두 사람의 관계도 세차게 흔들렸다.
1994년 최 회장과 노 관장은 20만달러를 미국 캘리포니아주 11개 은행에 불법 예치한 혐의로 미국 법원에 기소된 뒤 귀국과 동시에 외화밀반출 혐의로 서울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최 회장 부부가 제출한 '결혼축의금 등으로 받은 돈'이라는 확인증명을 인정해 무혐의 처리했다.
그러나 1년후 1995년 노 전 대통령이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최 회장과 노 관장 역시 같은 건으로 다시 검찰에 소환된다. 검찰은 미국 은행에 분산 예치했던 금액이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는 진술을 얻어냈다. 하지만 스위스 비밀계좌를 찾는 데는 실패했다.
2003년에는 최 회장이 1조5000억원대 SK그룹 주식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다. 당시만 해도 노 관장은 1주일에 세 차례씩 면회를 가며 극진히 내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 회장 역시 수감 중에도 부인인 노 관장의 생일을 잊지 않고 지인을 통해 장미꽃과 카드를 건네며 마음을 전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러나 이후에도 최 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또는 검찰수사를 받으며 부부의 사이는 점점 소원해져 갔다.
2011년 최 회장은 선물투자(2008년 10월)를 위해 계열사 돈 50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기에 이르렀다. 최 회장의 두번째 구속이었다. 이 시기부터 재계에서는 두 사람의 이혼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당시 일부 언론은 "두 사람이 2011년 9월부터 별거 상태"라며 "이혼 결심을 굳히고 이를 가까운 지인들에게 알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 회장이 A씨와 관계를 가진 것 역시 이 즈음이다. 최 회장이 29일 세계일보로 보낸 서한에 따르면 "결혼생활을 더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점에 서로 공감하고 이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던 중에 우연히 마음의 위로가 되는 한 사람을 만났다"며 "수년 전 여름에 그 사람과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다"고 말했다.
또한 최 회장은 "노 관장과 십년이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고, 노력도 많이 해보았으나 그때마다 더 이상의 동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만 재확인될 뿐 상황은 점점 더 나빠졌다"며 이 기회에 가정사를 정리하고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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