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윤사 신동주 vs 롯데홀딩스 신동빈 차지…신격호 뒤안길로?

경영권 분쟁 78일만에 두 아들들에게 연거푸 '대표이사' 자리 내줘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 직접 관리를 시도한 지난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에서 신 총괄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5.10.1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신동주, 신동빈 두 아들들이 싸우면 싸울수록 결국 초라해지는 사람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아니겠어요."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이번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2개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모두 잃었다.

대표직을 상실하게 된 사유와 절차 등 구체적인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두 아들 각각에 대한 해임지시가 결국 본인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신 총괄회장이 소송에 이겨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을 되찾는다 하더라도 이미 예전의 영향력은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격호, 신동빈 해임 지시 하루만에 '역풍'

'신격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해임'

지난 7월 28일 국내 주요 언론에 속보로 보도된 내용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내용의 인사자료를 냈다. 롯데그룹의 이번 경영권 분쟁이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시점이다.

해임을 주도한 이는 다름아닌 차남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이다.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자신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하자 곧바로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반격을 가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해임되기 전날인 7월 27일 장남 신동주(61) 전 부회장과 함께 한국 서울 소공동에서 일본 도쿄 신주쿠로 롯데홀딩스로 날아가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72)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의 해임을 지시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2일 오전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 롯데면세점 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상생 2020 비전 선포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5.10.1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사이자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19.07%)로 한·일 양국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의 실질적 정점에 있는 회사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해임을 지시했던 신격호 총괄회장을 설득해 롯데홀딩스 경영진 복귀를 노렸지만 동생의 반격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빈자리는 신동빈 회장이 채웠다.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된 1월 일본으로 날아가 쓰쿠다 사장 등 일본 현지 경영인을 여럿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이후 지난 7월 15일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원톱체제'를 굳히려 하고 있다.

2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지난 23일 출국, 현재 도쿄 신주쿠 롯데홀딩스 사무실로 출퇴근하며 업무를 챙기고 있다. 신 회장은 이르면 오는 28일 일본에서의 일정을 마무리짓고 귀국할 예정이다. 28일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쇼핑을 상대로 제기한 회계장부 열람 등사 가처분 신청 소송에 따른 첫 공판이 열리는 날이다.

◇롯데홀딩스 해임 78일만에 광윤사 대표직도 상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10월 14일 신격호 총괄회장 위임장을 근거로 일본 도쿄에서 광윤사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신격호 총괄회장 대신 광윤사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국에서 설립한 SDJ코퍼레이션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광윤사 이사회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고만 적었을 뿐 전임 대표이사가 신격호 총괄회장이었는지, 신 총괄회장은 대표직을 상실했는지 등은 따로 밝히지 않았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주식 1주도 넘겨받아 '50%+1'주를 보유한 절대적 과반지주로서 광윤사에 대한 지배권도 확보했다.

롯데그룹에서는 이같은 광윤사 주총과 이사회가 신격호 총괄회장 본인의 의사가 반영된 것인지 진위를 의심하고 있다.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뉴스1 사무실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5.10.2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은 결과적으로 이번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지 채 100일이 안된 기간에 두 아들들에 의해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대표이사직을 '자의반, 타의반' 잃게 된 셈"이라며 "그간 갖고 있던 명예마저 송두리째 잃는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영권을 둘러싼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측의 극적 화해는 현재로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가족간의 화해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룹 경영권은 전혀 별개로 다뤄야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ryupd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