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볼보 'S60' D5, 안전에 디자인을 더하다

볼보자동차 'S60'(사진제공=볼보자동차)© News1
볼보자동차 'S60'(사진제공=볼보자동차)© News1

"흔한 독일차에 질렸다면 이제는 스칸디나비안 럭셔리를 선택할 차례"

볼보의 디젤 세단 'S60' D5는 상상 이상의 차량이었다. 스포티한 외관과 최첨단 안전장치, 몸을 튕기는 가속력, 중후한 배기음 등은 볼보에 대한 생각을 확 바뀌게 만들었다.

'볼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안전'이다. 볼보는 측면충격보호장치(SIPS)와 사이드 에어백 등을 세계 최초로 차량에 적용시켰다. 차체 프레임의 강도는 항공기에 버금갈 정도로 탄탄하다. 하지만 볼보는 '올드'한 이미지와 각진 외관으로 소비자들에게 점차 외면받기 시작했다. 결국 볼보는 미국의 '포드'사를 거쳐 현재 중국의 '지리자동차'에 인수됐다.

볼보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 '안전'에 '디자인'을 입혔다. 쿠페를 연상시키는 날렵한 디자인은 20~30대의 젊은 층의 기호에 맞아 보였다. 또한 단순하면서 고급스러운 실내는 '스칸디나비안 럭셔리'를 보여줬다.

단지 멋있어지기만 했을까? 볼보 'S60' D5는 볼보에 대해 갖고 있던 고정관념들을 모두 날려준 차량이었다.

지난 17일 볼보 'S60' D5를 타고 서울 청계천에서 경기도 가평을 다녀오는 총 150km의 코스를 시승했다.

'S60' D5의 첫 인상은 '충격' 그 자체였다. 'S60'을 디자인한 피터 호버리(Peter Horbury)는 'S60'의 디자인 컨셉을 △단순함 △깨끗함 △순수함 등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S60'은 복잡한 장식보다는 단순하면서 독자적인 디자인으로 태어났다.

전체적인 느낌은 잘 빠진 '4도어 쿠페'를 떠올리게 했다. '각 볼보'로 불렸던 각진 모습은 온데간데 없는 에어로 다이나믹(공기역학성)이 뛰어난 유선형의 모습이었다.

앞 모습은 스포티하면서 젊은 느낌이 물씬났다. 피터 호버리의 디자인 철학이 들어간 유선형의 다운포스는 이 차가 더 이상 안전하기만 한 차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옆 라인은 스포츠 세단과 4도어 쿠페의 장점을 적절히 섞어 놓은 모습이었다. 특히 C필러(옆유리에서 뒷유리로 이어지는 부분)는 최대한 각도를 낮추면서 짧게 처리해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뒷 모습도 단순하면서 고급스러움을 보여 디자인의 일체감을 완성했다. 특히 뒷 범퍼 하단에 위치한 듀얼 머플러는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C필러와 뒷 부분을 짧게 처리했지만 트렁크는 생각보다 넉넉했다. 골프백 3개까지 충분히 들어갈 사이즈였다.

내부로 들어서니 다갈색의 천연 가죽시트가 눈에 들어왔다. 독특한 색상과 적당히 단단한 질감은 볼보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었다. 운전석은 메모리 기능을 갖춘 전동식 시트였다. 조수석 역시 전동식으로 높낮이까지 조절이 가능했다. 뒷좌석도 중형차에 걸맞게 공간이 충분했다.

볼보자동차 'S60' 실내모습(사진제공=볼보자동차)© News1

내부 인테리어는 볼보 특유의 단순함이 강조된 '스칸디나비안 럭셔리'를 잘 나타내고 있었다. 플로팅 센터페시아(조작부분)에서 콘솔박스로 이어지는 라인은 거추장스러운 부분 없이 깔끔했다. 또한 운전석과 조수석의 개인 공간을 보장해 실제보다 넓게 느껴졌다.

볼보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센서스 시스템'도 단순하지만 편리했다. 보통의 프리미엄 차량들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화려하지만 복잡해 조작이 어렵다. 하지만 볼보의 '센서스 시스템'은 간편한 조작으로 CD/DVD, 라디오, 아이폰, USB 등 모든 미디어를 조작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주행 중에도 운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시동을 켜고 주행에 나섰다. 시내주행 중에는 △시티 세이프티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BLIS)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볼보가 자랑하는 첨단 안전장치가 돋보였다. 과연 '안전의 볼보'였다.

특히 '시티 세이프티'는 시속 50km 이하 주행 중 앞 차와의 간격이 좁혀져 추돌위험이 있을 때 스스로가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기능이다. 길이 자주 막히는 시내 주행에서 자주 발생하는 추돌사고 방지에 적합해 보였다.

'S60' D5에 장착된 5기통 2.4 트윈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15마력, 최대토크 44.9kg.m의 파워를 자랑한다. 엔진 반응 속도도 빨라 제로백(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도 7.6초에 불과하다. 중저음이 강조된 엔진음은 rpm에 관계없이 멋진 사운드를 들려줬다.

높은 토크와 반응이 빠른 엔진은 고속 주행 구간에서 그 빛을 발했다. 고속도로에 접어 들어 액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아보니 고개가 뒤로 젖혀지는 듯한 가속력이 나타났다. 앞 차를 추월하기 위해 옆으로 빠졌을 때 치고나가는 가속력은 일품이었다. 시속 200km까지는 거침없이 올라갔다. 최고속도 제한이 시속 230km에 걸려있어 더이상의 가속은 불가능했다.

'S60' D5에는 '코너 트랙션 컨트롤(CTC)'가 장착돼 전륜구동 차량의 문제점인 '언더스티어(차량이 코너를 돌 때 스티어링휠을 돌린 각도보다 차량의 회전각도가 커지는 현상)'을 잡아줬다. 서스펜션도 단단하게 세팅돼 급커브 구간에서 안정적인 코너링이 가능했다.

'S60' D5는 공인연비가 15.3km/l로 효율성까지 갖추고 있다. 고속도로에서 정속주행을 하자 연비가 19~20km/l까지 나왔다. 정차가 많은 시내 주행에서도 13~14km/l의 높은 연비가 가능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유럽 수입차를 떠올리면 독일차만을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시승을 통해 '볼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다. 수입 디젤 세단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는 볼보 'S60'도 한 번 고려해보길 바란다. 경쟁차종으로는 BMW '320d', '520d', 아우디 'A6' 2.0 TDI, 벤츠 'E220' CDI 등이다.

한편 볼보 'S60'의 각 트림별 가격은 △T4 2.0 4120만원 △D4 4430만원 △T4 프리미엄 4650만원 △D5 2.4 5280만원 등으로 책정돼 있다.

rje3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