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에 美 '큰 차 사랑' 식어간다…아반떼 18%, 셀토스 70% '씽씽'

美 3분기 신차 판매 0.7% 감소에도 소형 세단 6.6%·소형 SUV 17.1%↑
한국GM 소형 SUV 2종, 26.4%↑…기름값 부담에 '작은차=큰 기쁨'

지난 1월 서울 중구 DDP 아트홀에서 열린 신차발표회에 전시된 기아 소형 SUV '셀토스' 2세대 완전 변경 모델 '디 올 뉴 셀토스'의 모습.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26 ⓒ 뉴스1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중동전쟁 이후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통적으로 대형 SUV와 픽업트럭을 선호해 온 미국 소비자들이 소형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 높은 신차 가격까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구매·유지비 부담이 작은 차종이 주목받는 모습이다.

이에 현대자동차(005380) 소형 세단 '아반떼'와 기아(000270)의 소형 SUV '셀토스', 한국GM의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등이 미국 현지에서 올해 3분기 두 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7일 미국 자동차 조사기관 콕스 오토모티브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소형 세단(해치백 포함)은 30만 4900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내 소형 SUV 판매량은 17.1% 늘어난 38만 5700여 대로 집계됐다. 반면 미국 신차 판매량은 411만 6200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한국 완성차 기업의 대표 소형 차종들은 각 사 성장률을 웃도는 실적을 냈다. 현대차 미국법인에 따르면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는 올해 3분기 4만 8764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미국 시장 판매 증가율이 약 3%였던 점을 고려하면 아반떼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기아 미국법인에 따르면 셀토스의 올해 3분기 판매량은 2만 5703대로 전년 동기 대비 69.9% 급증했다. 이 역시 같은 기간 기아의 미국 시장 판매 증가율(7.8%)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6년 만에 완전 변경된 2세대 셀토스가 신차 효과를 등에 업고 현지에서 돌풍을 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가솔린 모델 외에 완전 변경 과정에서 추가된 하이브리드(HEV) 모델은 4분기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어 추가 흥행도 기대된다.

한국GM이 생산하는 쉐보레 소형 SUV 판매도 늘었다. 트레일블레이저의 3분기 미국 판매량은 3만 1075대로 전년 동기 대비 51.1% 급증했다. 동급 SUV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같은 기간 16.3% 증가한 5만 7917대를 기록하면서 미국 내 소형 SUV 판매 1위를 지켰다. 두 차종의 판매 증가율은 26.4%로 같은 기간 GM의 미국 판매가 5.5%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미국 휘발유 전국 평균 소매가가 갤런당 4.018달러를 돌파한 지난 3월 3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타이투스빌의 한 주유소 모습. 2026.03.31. ⓒ 로이터=뉴스1
美 휘발윳값 1년 새 37.6%↑…한국산 소형차 수출엔 '기회'

미국 소비자들이 올해 3분기 소형차로 눈을 돌린 건 그만큼 유지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전국 휘발유 월평균 소매 가격은 올해 1월 갤런당 2.809달러에서 2월 말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의 영향으로 4월 4.103달러로 올랐고, 5월에는 4.479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7월에는 3.932달러로 4달러 아래로 잠시 내려갔지만, 미국·이란 종전 합의가 사실상 깨지면서 8월에는 4.058달러로 올라섰고 9월에는 4.355달러를 기록했다. 9월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7.6%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연료 탱크(19갤런·약 72L)를 가득 채우는 데 추가로 22.6달러(약 3만 원)가 드는 셈이다.

신차 가격 자체도 부담이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 신차 평균 거래가격은 5만 89달러(약 6700만 원)에 달했다. 반면 소형 승용차는 2만 7997달러(약 3700만 원), 소형 SUV는 3만 1149달러(약 4100만 원)로 전체 평균의 60% 수준에 그쳤다. 차량 교체가 필요한 소비자에게 차급을 낮추는 것은 초기 구매 비용을 줄이고 유지비를 경감하는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미국 소비자의 '다운사이징'은 국내 생산에도 긍정적이다. 아반떼와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종이다. 내수 부진으로 국내 생산이 감소하는 가운데 미국의 소형차 수요 확대가 수출 물량을 떠받치는 셈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통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올해 1~8월 국내 생산량은 266만 89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산 내수 판매는 85만 2069대로 6.6% 줄었지만 수출은 183만 3592대로 0.5% 증가했다.

한국GM이 생산하는 쉐보레 소형 SUV '트랙스 크로스오버' 레드라인 트림 외관(자료사진. 한국GM 제공).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