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대 생산차질…현대차 노조, 추가 파업 가능성에 실적 '빨간불'

11일 노조 추가 파업 여부 결정…성과급·정년연장 등 평행선
파업 장기화시 하반기 실적 우려…완성차 업계 '하투' 확산 촉각

20일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오전조 근로자들이 퇴근을 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사흘간 근무조별로 하루 4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인다. 2026.7.20 ⓒ 뉴스1 조민주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 노조가 여름휴가를 마치고 추가 파업 여부와 투쟁 수위를 논의한다. 성과급·정년 연장 등을 놓고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추가 파업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세 차례 부분파업으로 4만대가 넘는 생산 차질이 발생한 만큼 노조가 다시 파업에 나설 경우 하반기 생산·판매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쟁의권을 확보한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계의 임금·단체협약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8월이 올해 노사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는 여름휴가를 마치고 오는 11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어 추가 파업 여부와 수위를 결정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13~15일 매일 2시간씩 1차 부분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20~22일에는 매일 4시간씩 2차 부분파업을 벌였다. 같은 달 29~31일에도 하루 4시간씩 생산라인을 멈췄다. 매주 3일씩 3주 연속 부분파업을 이어간 셈이다.

세 차례 부분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규모는 약 4만2000대로 추산된다. 추가 파업까지 현실화할 경우 생산 차질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 차질이 발생한 상황에서 판매도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5.1% 감소한 31만8454대를 팔았다. 같은 기간 국내 판매량은 4만8113대로 14.4% 줄었다.

반면 파업 없이 생산을 이어간 기아(000270)는 같은 기간 13.4% 증가한 29만8037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도 5만4604대로 21.3% 늘었다.

판매 실적에는 신차 효과와 수출 물량, 기저효과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지만 반복된 부분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현대차 판매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업이 길어질 경우 3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영증권은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을 시장 컨센서스(3조2000억원)를 밑도는 2조7400억원으로 전망하면서 부분파업과 조업일수 감소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신차 출시와 국내 생산 차질 정상화 등에 따라 판매 흐름이 상반기보다 개선될 여지가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임금협상이 추가 생산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노사 간 핵심 쟁점을 둘러싼 간극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월 기본급 8만9000원 인상과 성과금 350%+1000만원, 자사주 15주 지급 등을 제시했다. 해고자 복직과 정년 연장 법제화 전 사전 합의, 상여금 인상 등을 놓고도 견해차가 크다.

주요 제조업에서 실적에 연동한 성과 배분 요구가 커지는 점도 변수다. 성과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간 눈높이 차이가 커진 만큼 현대차 협상도 단기간에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된다.

현대차는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는 최근 '직원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현대차의 미래 생존과 우리 구성원 모두의 안정된 내일을 위해 무엇이 바람직한 길인지 보다 깊고 현명한 마음으로 함께 생각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사의 협상 결과에 따라 다른 완성차 업체의 노사 협상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아, 르노코리아도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KG모빌리티(003620·KGM)와 한국GM은 지난달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