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동차, 관세 우회하려 해외 생산 확대…가격 낮추고 공급망 재편"

중국산 완성차 수출 7년새 10배↑…EU·멕시코·브라질, 관세장벽 높여
BYD 첫 유럽 공장 연내 완공 예정…브라질 현지 생산에 판매가 15%↓

지난해 3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46회 방콕 모터쇼에 전시된 중국 BYD의 중형 전기 SUV '씨라이언 7'(오른쪽)과 소형 전기 SUV '아토3'(왼쪽)의 모습(자료사진). 2025.03.2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중국 완성차·부품 기업들이 관세 장벽을 우회하기 위해 현지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기업 대비 우위에 있는 중국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로봇 등 미래 산업 공급망이 중국 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는 만큼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은 22일 이러한 내용의 '중국 완성차·부품 해외 생산 거점 확대 동향' 산업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완성차·부품 등 자동차 기업들은 2018년 이후 내수 성장 부진을 수출 확대로 만회해 왔다.

한자연이 중국승용차협회(CPCA)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17년 47만 대에 그쳤던 중국산 완성차 수출은 △2018년 53만 대 △2021년 133만 대 △2024년 479만 대로 지속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574만 대로 전년 대비 19.7% 증가했고, 올해 1~5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66.8% 늘어난 337만 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수출 물량 급증에 각국 정부는 관세 장벽을 추가로 쌓는 것으로 대응했다. 대표적인 곳이 유럽연합(EU)이다. EU는 2024년부터 반(反)덤핑을 명목으로 중국산 순수 전기차에 업체별로 최소 17%(BYD)에서 최대 35%(SAIC)에 달하는 상계 관세를 부과했다. 수입차 기본 10% 관세에 합산되는 구조라 중국산 순수 전기차는 최대 45%의 관세 폭탄을 맞고 있다.

여기에 더해 EU는 내년 발효를 목표로 산업가속화법(IAA)을 입법 중이다. 공공조달 및 공적지원 전기차를 상대로 역내 최종 조립 및 EU산 부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한편 외국인직접투자(FDI) 심사 시 단순 조립을 넘어 고용·연구개발(R&D)·기술이전 등 역내 부가가치 창출을 요구할 예정이다. EU가 추진한 탄소중립 정책이 역내 제조업 강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만 확대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이 외에도 멕시코는 지난 1월부터 중국을 비롯한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완성차·부품 관세를 인상했다. 태국은 2024년 전기차 현지 생산 의무를 강화해 보조금 수혜 기업은 2027년까지 전기차 부품 내 수입 대 국산 비율이 1대 3을 충족해야 한다. 2024년 브라질도 각각 10%, 15%였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세율을 모두 35%로 인상했다.

이에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관세·원산지 규제 우회를 위해 생산 기지를 구축하거나 현지 기업을 인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15개 이상의 중국 완성차·부품 기업들이 해외 투자 프로젝트를 공개했는데, 계획된 투자액의 총합은 지난 2월 집계 기준 700억 위안(약 15조 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한자연은 집계했다.

과거에는 태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생산 거점을 구축했으나 최근에는 EU 및 EU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지역들이 신규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BYD는 첫 번째 유럽 공장인 헝가리 세게드 공장을 연내 완공할 예정이다. 지리는 지난 5월 스페인 발렌시아 소재 포드 차체 조립라인 인수를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배터리 소재사 BTR뉴머티리얼은 연내 완공을 목표로 모로코에 배터리 양극재·음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해외 생산 거점 확대는 관세 비용을 절감해 현지 판매가 인하로 이어졌다. BYD가 2024년 현지 생산을 시작한 태국의 경우 소형 전기 SUV '아토3'의 현지 판매 가격이 2022년 110만 바트(약 5130만 원)였으나 현재는 63만 바트(약 2943만 원)로 43% 낮아졌다. 브라질에선 BYD 중형 전기 SUV '씨라이언 6'가 지난해 현지 생산 이후 16만 9990헤알(약 5105만 원)에서 14만 4492헤알(약 4340만 원)로 15% 하향 조정돼 판매되고 있다.

해외 생산 거점 확대는 로봇 등 미래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까지 재편할 것으로 한자연은 내다봤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자국 '배터리-부품-전기차' 공급망을 주요 해외 시장에 이식하고 있는 데다 중국 정부가 이를 국가적 공급망 운영 체계로 발전시키고 있어서다. 특히 전기차에 활용되는 △전기 구동 △인지 센서 △제어기 △소프트웨어 △열관리 역량 등은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과 시스템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윤선호 한자연 기술정책실 책임 연구원은 "중국 자동차 기업들의 해외 현지 공급·생산 구조, 금융 지원, 기술 수준·미래산업 연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국내 산업의 국내외 경쟁·협력 전략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