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판' 바뀐다…경계 허물고 사업 영역 확장

코오롱모빌, 중고차 경매장 확보…수입차 넘어 국산차까지 취급
케이카 개인간 직거래 중개 진출…헤이딜러, C2B에 B2C 서비스 추가

경기 안성의 오토허브셀카 경매장 전경(자료사진.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제공).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중고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중고차 생태계 경계를 허물고 있다. 수입차만 취급했던 곳은 국산차로 판매 물량을 대거 늘리는가 하면 직매입 차량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했던 곳은 개인 간 거래 중개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고차 경매를 전문으로 했던 기업은 소매 판매에 직접 뛰어들었다.

국내 중고차 시장 실거래 대수가 연간 250만 대 안팎에 갇힌 상황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코오롱모빌, 오토허브셀카 617억에 인수…국산차 매물로 올해 중고차 2만대 목표

7일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지난달 4일 자동차 경매 전문기업 오토허브셀카의 지분을 617억 원에 100%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자기 자본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가 마무리되면 오는 31일 전액 현금으로 관련 지분을 취득할 예정이다.

지분 취득이 완료되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오토허브셀카가 경기도 안성에 소유한 오프라인 경매장을 손에 넣게 된다. 그룹의 첫 번째 중고차 경매장으로 약 2만 2300평 규모의 부지에 한 번에 차량 2400대를 수용할 수 있다. 기존 수입차 신차 딜러의 보상 판매(트레이드 인) 물량에 더해 경매장의 도매 물량까지 중고차 판매에 필요한 매물을 선점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수입차 외에도 국산차까지 중고차 취급 매물이 늘어난다. 그동안 그룹은 수입차 딜러사로서 몸담았던 BMW, 미니(MINI), 볼보, 폴스타, 로터스 등 수입차 브랜드 매물을 위주로 '702 인증 중고차' 플랫폼을 통해 판매해 왔다. 경매장을 통해 확보한 국산차 물량을 기반으로 올해 연간 중고차 거래 2만 대를 돌파하는 게 목표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중고차 사업 확대로 신차 판매와 재유통, 수출에 이르는 자동차 생애주기 전반의 밸류 체인을 완성해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수도권 4곳(강남·장한평·용인·김포) △영남 2곳(대구·양산) △호남 1곳(광주)인 전국 중고차 오프라인 판매 거점은 연내 10곳으로 빠르게 늘리기로 했다.

케이카(K car) 오프라인 직영점 전경(자료사진. 케이카 제공).
케이카, 중고차 거래 절반 'C2C' 시장 첫발…송금·명의이전 과정서 수수료 수익

국내 직영 중고차 1위 기업 케이카(381970)는 지난 5월부터 '안심 직거래' 서비스를 시작하며 중고차 개인 간 거래(C2C) 중개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지금까지는 경매장 등지에서 차량을 직접 매입해 고객들에게 재판매하는 방식(C2B·B2C)으로 중고차 사업을 이어왔지만, 전체 중고차 이전 거래의 절반을 차지하는 개인 간 거래를 중개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중고차 개인 간 거래(C2C) 시장은 사업자를 통해 거래하는 유효 시장(C2B·B2C·B2B)에 버금가는 규모를 갖고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와 케이카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간 거래(C2C)는 125만여 대로 유효 시장(123만여 대)보다 많았고, 전체 중고차 이전 거래(248만여 대)의 50.4%를 차지했다. 이 중 중고 거래 플랫폼, 커뮤니티 등을 통한 개인 간 거래(C2C)만 연간 50만 대에 달한다는 게 케이카의 추산이다.

그러나 개인 간 거래(C2)는 매물 신뢰성이 떨어지는 데다, 구매 후 관리에 대한 우려로 일반 소비자가 마음 놓고 접근하기 어렵다는 게 단점으로 꼽혔다. 케이카는 중고차 시장에서 쌓아온 차량 진단, 품질 관리, 거래 지원 역량을 바탕으로 믿을 수 있는 거래 환경을 제공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구매자와 판매자 간 대금을 주고받는 '안전송금' 서비스와 관공서 명의 이전 대행 서비스 과정에서 소정의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관련 사업의 수익 구조를 만들었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헤이딜러, 경매 넘어 소매 서비스 재개…사업 경계 허물며 추가 활로 모색

중고차 경매 온라인 플랫폼 헤이딜러는 지난해 10월 '내 차 구매'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그간 그간 차량 소유주들과 중고차 매매업자를 연결하는, C2B 형태의 내 차 팔기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차량 소유주가 자신의 차량을 헤이딜러 애플리케이션(앱)에 매물로 올리면 헤이딜러가 차량 상태를 감정한 뒤 전국의 중고차 매매업자들을 상대로 경매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와 반대로 내 차 구매 서비스는 헤이딜러가 갖고 있던 매물을 앱으로 소비자들에게 소매 판매하는 B2C 방식이다. 헤이딜러가 직접 판매까지 뛰어든 것은 2022년 6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쓰루'(THRU)라는 별도의 외부 앱을 통해 메르세데스-벤츠, BMW의 인기 차종 6종을 100대 한정 판매했다. 이와 달리 이번 내 차 사기 서비스는 헤이딜러 앱 내에서 이뤄지며 국산차부터 수입차까지 다양한 브랜드의 차종을 매물로 취급한다.

중고차 기업들이 이처럼 사업 경계를 허무는 건 중고차 시장이 지난 4년간 250만 대 안팎으로 제자리걸음을 보이는 상황에서 추가 활로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와 케이카 IR 자료에 따르면 전체 중고차 시장은 2020년 270만 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감소, 지난해 248만 대를 기록했다. 특히 개인 거래를 제외한 유효 시장은 2021년 136만 대에서 지난해 123만 대까지 감소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