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등 소형 SUV "이유 있네"…트랙스 크로스오버, 충실한 기본기
[시승기]올 블랙 '미드나잇' 에디션, 인상 강렬…'만점' 가심비
저속서 강한 토크·고속 안정성 우수…2.7m 휠베이스로 2열 넉넉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2023년 3월 한국GM이 출시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국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서 '가성비'로 존재감을 키운 모델이다. 차급 대비 넉넉한 공간감에 도심 주행에 부족함 없는 파워트레인 성능을 갖추면서도 가격은 전 트림 2000만 원대에 머물러서다.
2026년형에 새로 더해진 RS 미드나잇 에디션은 강렬한 존재감까지 더했다. 전면 그릴 바와 18인치 알로이 휠을 글로스 외장 색상과 동일한 블랙으로 마감해 기존 최고급 RS 트림에 강인한 인상을 완성했다. 여기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파워 리프트 게이트를 기본 적용, 상품성까지 높였다.
지난달 9일부터 11일까지 트랙스 크로스오버 RS 미드나잇 에디션을 타고 수도권 일대 도심과 고속도로 약 200㎞를 달렸다. 가장 먼저 와닿은 것은 주행 기본기였다. 1.2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수치만 놓고 보면 강한 성능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실제 도심 주행에서는 달랐다. 저속 구간에서 토크 감이 제법 살아 있어 출발과 재가속이 힘찼다.
고속에선 속도를 더 붙이려 할 때 변속이 반 박자 늦게 따라오는 느낌이 있고, 배기량의 한계도 이때 드러난다. 그러나 주행 안정성은 기대 이상이다. 차체가 가볍게 떠오르거나 불안하게 흔들리는 느낌이 없었고, 급커브에서도 차체가 좌우로 기울어지는 롤링 현상을 찾기 어려웠다. 노면을 악착같이 물고 간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차체 자세가 안정적이었다. 동급 소형 SUV 대비 낮은 전고가 세단에 가까운 승차감을 구현했다.
브레이크 감각도 인상적이다. 페달을 밟았을 때 헐겁게 밀리는 느낌보다 단단하게 차를 잡아주는 느낌이 강하다. 감속 과정에서도 차체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편이었다. 도로 요철을 비교적 직관적으로 전달하지만 승차감을 해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이 단단함이 고속 안정감과 코너링 때 차체 지지감으로 이어졌다. 실주행 연비는 도심·고속 복합 L당 13.0㎞로 무난했다.
소음 억제도 준수했다. 이중접합유리가 적용된 차는 아니지만 고속에서 풍절음이 잘 억제됐다. 엔진음과 외부 소음도 실내로 크게 들어오지 않았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올려도 대화가 어렵거나 음악을 크게 키워야 하는 수준은 아니다. 기본 트림인 LS에도 외부 소음과 정반대의 파동을 만들어 소음을 상쇄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이 들어간다.
실내 구성은 군더더기 없이 단정했다. 1열 센터패시아의 11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는 운전석 방향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어 시인성이 좋다. 디스플레이 하단에 자리한 각종 물리 버튼과 다이얼 덕분에 직관적인 공조 장치 조절이 가능했다. 그 앞에는 주차(P)와 후진(R), 중립(N), 주행(D)을 오가는 친숙한 기어봉도 자리한다. 내장 내비게이션이 없는 점은 아쉽지만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기본으로 지원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 자체는 반갑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차로 중앙 유지 보조 기능 대신 차선 이탈 방지 보조 기능만 가능하다. 정차 후 재출발 기능 역시 지원하지 않았다. 다만 앞차와의 차간거리를 초 단위로 보여주는 기능은 유용했다. 예컨대 '2.2s'라면 2.2초 뒤에 앞차가 지나간 위치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에어컨 성능은 상당히 강했다. 전체 8단 중 2단만 사용해도 실내가 빠르게 차가워진다. 예전 대우자동차에서 느낀 강력한 냉방 성능을 떠올리게 했다. 센터패시아의 공조 버튼과 다이얼을 모두 물린 식으로 남겨둔 점도 좋다. 주행 중 화면을 여러 번 터치할 필요 없이 손끝 감각만으로 온도와 바람량을 조절할 수 있다.
차급을 뛰어넘는 공간감은 또 다른 강점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전장 4540㎜, 휠베이스 2700㎜의 차체를 갖췄다. 현대자동차 동급 SUV '코나'보다 전장은 190㎜, 휠베이스는 40㎜ 길다. 기아 동급 SUV '셀토스'와 비교해도 전장은 110㎜ 길고 휠베이스는 10㎜ 더 길다. 실제 2열 공간에서도 긴 휠베이스가 체감된다. 1열 시트 위치를 중간 정도에 맞췄을 때 180㎝ 성인 남성 기준 2열 무릎 공간은 주먹 두 개 이상 남았다. 머리 공간도 주먹 한 개가량 여유가 있었다. 바닥 중앙 터널이 없어 가운데 자리에 어린아이가 앉아도 불편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6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 RS 미드나잇 에디션의 매력은 단단한 기본기와 강렬한 외관에 있었다. 올 블랙 외장 요소는 디자인 만족도를 높이고, 넓은 실내와 안정적인 주행감, 13.0㎞/L의 실주행 연비는 매일 타는 차로서의 설득력을 키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의 제한적인 기능과 내장 내비게이션 부재는 아쉽지만, 가격과 차급을 함께 놓고 보면 여전히 경쟁력이 높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한국GM의 인천·부평 공장에서 생산되지만, 미국 시장에서 더 인기가 많다. 2023년 6월 처음 수출돼 이듬해인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20만 대의 판매고를 기록, 스바루 '크로스트랙'을 꺾고 2년 연속 소형 SUV 판매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지난 3월 한국GM이 총 6억 달러(약 8600억 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약속하며 철수설을 불식한 만큼, 남은 하반기 SUV 본고장에서 인정받은 상품성을 국내에서도 뽐낼 수 있지 않을까.
seongs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