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파업권 획득…신형 그랜저·아반떼 생산차질 우려(종합)
중노위, 현대차 노동쟁의 '조정 중단'…2년 연속 파업 가능성
11차례 만났지만 입장차 여전…노조, 쟁대위서 파업안 논의
- 김성식 기자,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박종홍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 노조가 파업권을 획득하면서 2년 연속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울산공장을 비롯한 주요 생산 거점 가동이 일부 중단돼 최근 출시된 신형 아반떼와 그랜저 생산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자칫 '신차 효과'로 판매 회복을 노렸던 전략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이날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12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제기한 노동 쟁의 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노조는 지난해 임금협상 과정에서도 세 차례 부분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상견례 이후 11차례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 23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개표 결과 찬성률 92.03%로 가결됐다. 투표율은 94.15%, 전체 조합원 대비 찬성률은 86.65%다. 높은 찬성률로 강력한 파업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노조는 오는 3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파업 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향후 일정은 쟁대위 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노조는 올해 월 기본급 14만 9600원(호봉 승급분 제외) 인상, 지난해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인공지능(AI) 관련 고용 및 노동조건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상황이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의 파업은 현대차의 신차 라인업 계획과 맞물려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현대차는 아반떼와 투싼 완전변경모델(풀체인지)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자칫 파업으로 생산 지연이 발생하면 판매에 악영향을 미쳐 신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브랜드 최초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90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랜저 완전변경 모델은 지난달 출시됐는데, 출시 첫날 계약 대수 1만 대를 돌파했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신차 출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내수 시장 부진을 만회하려던 현대차 전략에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의 올해 1~5월 내수 시장 판매량은 25만 848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한 상황이다. 신차 출시 초기에는 조립 숙련도를 높이고 품질을 안정화하는 램프업 기간이 필수적이라 파업이 길어질수록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출시 직후 소비자 관심이 높은 시기 판매의 골든 타임을 놓칠 가능성도 높다.
노사 합의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서 촉발된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 이후 대기업 노조 전반에 걸쳐 임금 인상 기대치가 높아진 탓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생산 현장 투입을 두고도 노사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미국 신공장(HMGMA)에 투입하겠다고 하자 현대차 노조는 지난 1월 "노사 합의 없이는 단 한 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일 수 없다"고 반대한 바 있다.
파업 리스크가 그룹 전반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현재 기아 노조는 사측의 대형 버스 사업 철수 계획에 반발해 노사 협의 전면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또 기아 노조는 최근 앞으로 신규 투자를 진행하거나 신차를 개발할 때 노조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사측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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