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국 맛집 찾아줘"…AI 비서 품은 '더 뉴 그랜저', SDV 시대 연다
17인치 디스플레이·생성형 AI '글레오' 탑재…스마트 디바이스 진화
차세대 하이브리드 효율·성능 동시 잡아…500만 원 가격 인상 부담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 본사 주변 해장국 맛집을 알려달라고 말하자, 10초도 채 되지 않아 인근 해장국집을 추천했다. 그중 주차가 가능한 곳을 물으니 A식당의 주차장이 무료라고 안내했다. "A식당으로 가자"는 말에 17인치의 거대한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길을 안내했다.
현대자동차가 대한민국 대표 세단 '더 뉴 그랜저'를 14일 공식 출시했다. 2022년 11월 7세대 모델 출시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선보이는 부분변경 모델이다. 현대차 최초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를 적용하며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 13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더 뉴 그랜저는 전작보다 날렵해진 외관과 진화한 디지털 경험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랜저가 쌓아온 전통적 고급감 위에 생성형 AI 기반 차량 경험을 결합하며 '움직이는 스마트 디바이스'에 가까운 진화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더 뉴 그랜저는 기존 모델의 비례감을 유지하면서도 선과 면의 디테일을 정교하게 다듬어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전면부는 기존보다 15㎜ 길어진 프론트 오버행을 기반으로 상어 코를 연상시키는 샤크 노즈 형상을 강조했다. 얇고 길어진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와 슬림한 헤드램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안정감 있는 인상을 만든다.
측면부는 방향지시등이 적용된 펜더 가니시를 통해 전면부터 후면까지 이어지는 심리스 라이팅 이미지를 구현했다. 현대차 세단 최초로 돌출형 샤크핀 안테나 대신 히든 타입 안테나를 적용해 보다 깔끔한 디자인도 완성했다.
실내는 가구를 연상시키는 안락한 분위기에 하이테크 감성을 더했다. 특히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는 기존 대비 압도적인 개방감을 제공하며 미래지향적 분위기를 주도했다. 운전석 전방에는 차속과 변속단, 경로 정보 등을 표시하는 '슬림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주행 중 시선 이동을 최소화했다. 신규 외장 색상으로는 장인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깃든 전통 '옷칠'에서 영감을 받은 '아티스널 버건디'(펄·매트)가 추가됐다.
더 뉴 그랜저의 핵심은 소프트웨어 경험이다. 현대차는 이번 모델에 최초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를 탑재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본격화한다.
실내 중심에는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가 자리해 시원한 개방감과 함께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제공한다. 탑승객은 고해상도 대화면에서 내비게이션, 미디어, 차량 설정 등 다양한 기능을 한눈에 파악하고 손쉽게 조작할 수 있으며, 주행 중에도 화면 분할을 통해 여러 정보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어 편의성과 몰입감이 더욱 높아졌다.
더 뉴 그랜저에 탑재된 플레오스 커넥트는 대형 언어 모델(LLM) 기반의 차세대 생성형 AI 에이전트인 '글레오 AI(Gleo AI)'를 통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맞춤형 운전자 경험을 선사한다. 단순한 차량 제어를 넘어 지식 검색은 물론 여행 일정 추천과 감성적인 대화까지 지원함으로써 운전자에게 상황에 맞는 정보를 능동적으로 제공하는 지능형 비서 역할을 수행한다.
실제 글레오와의 대화는 만족스러웠다. 현대자동차 양재 본사 주변 해장국 맛집을 알려달라고 말하자, 곧장 식당을 추천했고, 그중 주차가 가능한 식당을 물어보자 무료 주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을 소개했다. 곧이어 그 식당으로 가자는 말에 17인치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으로 변해 길을 안내했다.
평소 AI를 대할 때 내 말을 알아들을까 하는 의심과 함께 '딱딱하게' 말했던 것과 달리,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 진짜 나만의 비서를 만난 듯했다. 현대차는 향후 플레오스 앱마켓을 통해 영상·음악 스트리밍, 게임 등 차량 전용 서드파티 앱도 제공할 계획이다.
신기술도 대거 적용했다. 우선 '전동식 에어벤트'를 처음 탑재했다. 기존 돌출형 송풍구 조작부를 없애고 히든 벤트를 적용해 실내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현대차 최초의 '스마트 비전 루프'는 기계식 블라인드 대신 PDLC 필름을 적용해 루프 투명도를 6개 영역별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해 개방감은 물론 열 차단 성능까지 확보했다.
좁은 골목이나 복잡한 주차장에서 유용한 기억 후진 보조(MRA) 기능은 차량이 지나온 궤적을 스스로 기억해 후진 시 자동으로 조향을 제어해 안전한 후진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거울 면적을 대폭 확장해 편의성을 높인 '와이드 선바이저 미러' 등은 더 뉴 그랜저가 추구하는 사용자 중심의 기술 혁신을 완성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개선했다. 세부 연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 모델 복합연비(리터당 18㎞)보다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하이브리드 스테이 모드를 통해 정차 중 엔진 개입 없이 공조와 인포테인먼트를 사용할 수 있어 전기차에 가까운 경험을 제공한다. 여기에 동급 하이브리드 세단 최초로 2열 리클라이닝 시트와 2열 통풍 시트도 적용했다. 다만 실제 2열 리클라이닝 기능 사용 시 안락함은 향상됐지만, 신장 178cm 기준으로는 머리 공간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다.
차체 강성과 서스펜션 완성도도 개선했다. 카울 크로스바 두께를 늘리고 구조를 최적화했으며, 유압제어 리바운드 스토퍼를 적용해 노면 충격을 줄였다. 기존 20인치 휠 모델에만 적용되던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은 19인치 휠 사양까지 확대됐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작동 시 차량 상하 움직임을 제어하는 '고속도로 바디 모션 제어'(HBC) 기능도 새롭게 추가됐다.
다만 가격 인상폭은 소비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더 뉴 그랜저는 △가솔린 2.5 4185만 원 △가솔린 3.5 4429만 원 △LPG 3.5 4331만 원 △하이브리드 4864만 원부터 시작한다. 기존 모델 대비 약 500만 원가량 오른 수준이다. SDV 플랫폼과 대형 디스플레이, 신규 편의사양 등이 대거 적용되며 가격 인상폭도 커졌다는 설명이다.
윤효준 현대자동차 국내사업본부장은 "그랜저는 현대차 대표 모델이자 대한민국 대형 세단의 기준을 만들어온 차"라며 "오늘의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시대 뛰어넘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모델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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