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판매량'보다 '국내 기여·안전' 우선…60점 미만은 퇴출

기술개발·환경대응·사후관리·안전관리서 60점 이상 받아야 자격
해외본사 연구실적도 인정…정부 시정요구 미이행시엔 감점

서울 한 건물의 전기차 충전소 모습. 2026.4.19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 앞으로는 단순 판매 실적이 아니라 기술개발과 공급망 기여, 안전·사후관리 수준까지 종합 평가해 일정 점수를 넘지 못하면 보급사업 참여가 제한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2일 올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보급사업 참여 제작·수입사를 대상으로 이 같은 새 평가 기준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새 기준은 △기술개발 △공급망 △환경 대응 △사후관리 △안전관리 등 5개 분야 13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총점 100점 가운데 60점 이상을 받아야 보급사업 참여 자격이 주어진다.

정부는 단순 판매량 중심이 아니라 국내 산업 기여도와 소비자 보호 역량까지 함께 평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공개한 초안을 바탕으로 국회와 업계 의견을 반영해 일부 항목을 보완했다.

최근 일부 수입 전기차 업체의 국내 서비스망 부족과 전기차 화재 논란, 공급망 불안 문제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보조금 지급 기준을 대폭 강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가장 비중이 큰 항목은 공급망 기여도다. 전체 40점이 배정됐으며 국내 생산과 부품 공급, 고용 기여, 산업 생태계 연계 여부 등을 평가한다.

기술개발 역량은 연구개발 투자와 연구시설, 전문인력 등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해외 본사의 연구개발 실적도 일부 인정하기로 했다.

환경정책 대응 항목에서는 전기차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과 배터리·부품 재활용 체계 등을 점검한다. 단순 친환경차 판매를 넘어 제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의 환경관리 수준을 보겠다는 취지다.

사후관리 분야에서는 전국 정비망과 부품 공급 체계, 리콜 대응 능력 등을 평가한다. 판매 후 철수나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안전관리 항목에는 화재 대응 체계와 함께 사이버 보안 능력도 포함됐다. 정부는 전기차가 소프트웨어와 통신 기능 비중이 큰 만큼 정보 유출과 원격 제어 위험 대응 수준도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기후부는 보급사업 절차를 지키지 않거나 정부 시정 요구를 이행하지 않은 업체에는 감점 기준도 적용할 예정이다.

정선화 기후부 녹색전환정책관은 "전기차 보조금이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에 활용되도록 하고 품질과 안전이 확보된 차량 보급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