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차, 3년새 점유율 7배↑…"국내생산촉진세 도입 시급"
中 점유율 4.7%→33.9% 확대…국산 75%→57.2%로 하락
美·EU·日 자국 생산 지원 강화…업계 "생산비 낮출 세제 필요"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차량 점유율이 3년 새 7배 넘게 급증하는 동안 국산 전기차 비중은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공세로 산업 생태계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생산 비용을 낮추는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등 실효성 있는 정책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대진 KAIA(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 회장은 22일 오전 자동차회관에서 '미래차 경쟁시대, 한국 자동차산업의 생존 전략'을 주제로 열린 '제46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에서 "최근 전기차 수요 확대에도 국내시장에서 중국산 저가 전기차와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이 2022년 4.7%에서 지난해 33.9%까지 증가한 반면,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75%에서 57.2%까지 지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전기차 판매는 국산 5만1000여대, 중국산 2만5000여 대로 전년 대비 각각 126.1%, 286.1% 증가했다. 중국산 전기차 판매가 국내산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정 회장은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 상계관세 부과와 일본의 전략분야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등 주요국들은 자국 전기차 산업 보호와 육성을 위한 정책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며 국내 자동차 산업 보호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특히 "자동차 부품업계의 사업전환 부담과 기술⸱인력 확보 어려움도 커지고 있어 완성차 생산 기반 약화가 산업 생태계 전반의 위축, 장기적으로는 국내 제조업 공동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연구개발과 투자 중심의 기존 지원을 넘어, 실질적인 국내 생산과 가동률 제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국내생산촉진세제 등 전기차 산업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택성 KAICA(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역시 "전기차 경쟁 심화와 수입차 비중 확대가 지속될 경우 국내 생산 여건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며 "생산 기반 약화는 부품산업 생태계 전반의 위축은 물론 고용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는 투자 부담이 확대되고 특히 중소 부품업계의 생산 기반 유지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등을 통해 국내 생산과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 자동차산업의 구조와 시사점' 주제발표를 통해 "중국 전기차는 가격 경쟁력이 높고 품질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면서 우리 업계의 경쟁 여건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국내시장에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수입 비중이 매우 높은 수준인데 향후 중국산 점유율이 더 커질 위험이 존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만 치중하기보다, 연구개발 지원과 함께 세제⸱인프라⸱산업 생태계 조성 등을 통해 국내 생산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정책의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송동진 법무법인 더위즈 대표변호사는 '자동차산업 국내 생태계 강화를 위한 해외사례분석'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 IRA, 일본 전략분야 국내생산촉진세제, EU 산업가속화법(IAA) 등 주요국들은 자국 내 생산을 독려하기 위한 지원책을 도입하고 있다"며 "산업구조가 우리와 유사한 일본의 경우에도 클린에너지차(CEV) 보조금에 더해 국내생산촉진세제에 전기차를 포함했다"고 강조했다.
송 변호사는 "우리나라만 관련 제도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국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할 우려가 있으며, 기업들의 국내생산을 독려할 수 있는 세액공제 등 정책지원이 절박하다"고 밝혔다.
이종욱 서울여대 명예교수 주재로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패널토론 참석자들은 글로벌 전기차 경쟁 심화에 대응해 국내 생산 기반 유지를 위한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국내생산촉진세제는 기업 특혜가 아니라 소비자가 더 합리적인 가격에 경쟁력 있는 국산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소비자 후생 증진 정책"이라고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이원재 정책국장은 "정부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국내 생산 유지와 고용 보장을 전제로 한 산업정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생산성본부 허세진 선임컨설턴트는 "국내 전기차 시장 보호 및 견제를 위해 미국 및 EU 사례를 참고해 비관세 장벽을 포함한 국내 시장 방어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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