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벚꽃 특수' 실종…"대형차 인기 시들, 전기차 시세↑"

고배기량·대형 SUV 하락폭 확대…GV80·팰리세이드 약세
전기차 '하락 멈춤' 보합 전환…니로EV 등 실속형 가격 방어

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시장에 판매 중인 전기차의 모습. 2024.8.12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연일 급등하는 기름값이 중고차 시장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가장 먼저 봄나들이를 위해 차를 구매하는 '벚꽃 특수'가 실종됐다.

또 유지비 부담이 큰 고배기량 차량은 하락 폭이 확대되는 반면, 전기차와 일부 '가성비' 모델은 보합 또는 소폭 상승세를 보이며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

"대형차 약세…제네시스·팰리세이드 하락"

1일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381970)(K Car)가 국내 중고차 시장의 740여 개 모델을 대상으로 4월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국산 차는 전월 대비 2.0%, 수입차는 3.3%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통상 봄철은 중고차 성수기로 꼽히지만, 최근 중동 사태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과 유가 급등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킨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가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고가·고배기량 차량의 조정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내연기관 모델만 존재하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GV80은 전월 대비 5.5% 하락했으며, GV70(-4.6%), G80 RG3(-4.2%)도 가격이 내려갔다.

패밀리카의 대명사인 대형 SUV와 레저용차(RV) 역시 약세를 보였다. 현대차 팰리세이드는 3.5%, 기아 카니발 4세대는 3.6% 하락이 예상된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벤츠 E-클래스(W214) -4.6% △BMW5 시리즈(G60) -3.2% 등 주요 차종이 하락 흐름을 보이며, 유지비 부담이 중고차 선택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기름값 무서워"…전기차·하이브리드 조회수 '쑥'

대형차의 빈자리는 친환경 차와 경제형 모델들이 채우고 있다.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419410)에 따르면 전기차 조회 비중은 지난 2월 초 9.3%에서 3월 초 11%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차량 조회 비중 역시 13.7%에서 14.6%로 올랐다.

반면 가솔린(47.4%→45.9%)과 디젤(24.1%→22.7%), LPG(5.2%→5.1%) 등 내연기관 차량 조회 비중은 같은 기간 소폭 줄었다. 최근 급격한 유가 상승으로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유지비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고차 플랫폼 '첫차' 데이터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된다. 유가 상승이 본격화된 2월 말 이후 한 달간 친환경 차 구매 문의는 이전 대비 약 24% 증가했다.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연비와 유지비를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강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2000만원대 '가성비' 모델 시세 견조

전기차 시세는 최근 들어 안정 국면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올해 초 신차 가격 인하 영향으로 중고차 가격이 동반 하락했지만, 최근에는 추가 하락세가 둔화하며 보합권을 형성하고 있다.

세부 모델별로는 1500만~2000만 원 안팎의 저렴한 모델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카는 △니로 EV +2.7% △더 뉴 기아 레이 EV +0.3% 등은 시세가 상승하고 △캐스퍼 일렉트릭 △니로 플러스 △쏘울 부스터 EV 등은 전월과 동일한 시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연기관 중에서도 경차와 준중형 모델은 가격 방어가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 니로(+0.6%)와 더 뉴 아반떼 CN7(+0.5%) 등은 소폭 상승했으며 △레이 △캐스퍼 △코나 등은 가격 변동 없이 시세를 유지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불안정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중고차 구매 시 '연료 효율'을 최우선으로 따지는 실속형 소비자가 급증했다"며 "대형차는 감가 폭이 커진 만큼 저가 매수를 노리는 수요층에 기회가 될 수 있고, 전기차는 신차 대비 감가율이 높은 모델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