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500원'…수입차 업계 '야속한 환율' 수익성 급감 우려
달러·원화 결제 구조 따라 희비…브랜드별 환율 충격 '온도차'
고환율 장기화 땐 가격 인상 압박 확대…수익성 방어 한계 우려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수입차 업계의 수익성 압박이 커지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1500원 선을 위협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방어와 판매량 유지 사이에서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5원 내린 1483.1원에 마감했다. 직전 거래일(1493.6원)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였지만 고환율 부담은 여전하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금융위기 국면이던 2009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15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환율은 연초 1500원에 육박했지만, 이후 1400원대에서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시장에서는 중동발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달러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수입차 업계는 환율 변동에 민감한 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완성차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구조상 차량 대금을 외화로 결제하는 비중이 높아 환율 상승이 곧바로 수입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수입차 브랜드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저가' 경쟁이 심화하는 것 역시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특히 미국 브랜드 등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일부 수입사는 부담이 더욱 크다. 이들 업체는 본사에 차량 대금을 달러로 송금해야 해 환율 상승 시 원가가 즉각 증가한다. 업계에서는 환율 급등 시 대규모 환차손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는 원화 기준 정산 구조를 유지해 환율 변동 부담을 일부 본사가 흡수하는 구조다. 일본 브랜드는 엔화 기반 결제 구조를 갖고 있어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크지 않다.
다만 이들 브랜드 역시 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 부담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 본사에서 환차에 따른 손해로 인해 가격 인상 압박이 발생하거나 연식 변경 모델 출시 때 이전 모델에서 발생한 손해를 가격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 본사에서 가격 인상 압박이 있을 수 있다"며 "새 모델을 출시할 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옵션을 넣으면서 수익성 높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응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차량 가격을 올리자니 가뜩이나 고금리로 위축된 소비 심리가 더 얼어붙을까 우려된다. 가격을 인상하면 판매량이 급감하고, 가격을 유지하면 팔수록 손해를 볼 수 있다.
중동 지역 분쟁 장기화는 추가적인 부담 요인이다. 국제 유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는 물류비와 생산비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비용 압박을 높이고 있다. 공급망 불안까지 현실화할 경우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마세라티 코리아는 마세라티 고성능 스포츠카(GT) '그란 투리스모'와 '그란 카브리오' 가격을 최대 2100만 원 인하했다.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한국 소비자 공략에 나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시장 전반의 가격 재편과 함께 업체 간 수익성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수익성 방어와 판매 사이에서 수입차 브랜드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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