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감은 '세단', 공간은 'SUV'…르노 크로스오버 '필랑트'[시승기]
신차 개발 '오로라2' 프로젝트 결실…그랑 콜레오스보다 큰 '준대형'
무게중심 낮춰 주행 안정성 구현…낮은 전고에도 2열 머리공간 넉넉
- 김성식 기자
(경주=뉴스1) 김성식 기자 = 르노코리아가 이달 중순 출시하는 준대형 크로스오버(CUV) '필랑트'는 세단과 SUV의 장점을 두루 결합한 신개념 차량이다. 르노코리아 중앙연구소가 주도한 신차 개발 프로젝트 '오로라 2'의 결과물로 오로라 1인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 대비 체급을 한 단계 높여 넓은 공간을 뽑아냈다. 그러면서도 차량의 무게 중심을 한껏 낮춰 세단의 주행 안정성도 구현했다.
지난 4일 경북 경주에서 르노코리아가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개최한 필랑트 시승회에서 약 3시간 동안 경주 일대 약 130㎞를 주행·동승한 뒤 내린 결론이다. 이날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사장도 필랑트를 소개하며 "세단의 안락함과 SUV의 다재다능함을 완벽히 결합했다"며 "한국 고객의 기대 수준을 뛰어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별화된 디자인은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고객을 겨냥했다"고 강조했다.
필랑트 디자인 첫인상은 파리 사장이 언급한 '차별화'를 넘어 '대담함'에 가까웠다. 먼저 차량 뒷부분으로 갈수록 천장 라인이 완만하게 낮아지는 쿠페형으로 설계돼 박스형 일색인 국산 준대형 SUV에서 탈피, 날렵한 느낌을 연출했다. 실내에는 탑승자를 감싸는 구조의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가 탑재됐는데, 수입 고성능 모델에서나 볼법한 시트라 스포티함을 더했다.
전면부는 프랑스어로 '별똥별'을 뜻하는 필랑트 이름에 걸맞게 빛나는 로장주 로고와 그릴이 밝게 빛났다. 이날 배정받은 차량은 최상위 트림인 '에스프리 알핀' 트림이었는데, 전용 파츠인 '메탈릭 블랙 루프'와 '글로시 블랙 어퍼 테일 게이트'가 적용돼 차체 블랙 컬러와 일체감을 이뤄 고급스러움을 극대화했다.
다만 전체적인 크기는 동급 준대형 SUV는 물론 중형 SUV보다도 다소 작아 보였다. 차량의 '덩치'를 결정하는 전고를 낮춘 영향이다. 필랑트 전고는 1635㎜로 그랑 콜레오스(1680㎜)보다 45㎜나 낮다. 대신 전장은 4915㎜로 그랑 콜레오스(4780㎜)와 현대차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5060㎜) 사이다.
그럼에도 낮은 전고 덕분에 SUV를 넘어 세단에 가까운 안정적인 승차감을 연출할 수 있었다. 이러한 필랑트의 진가는 이날 와인딩 코스에서 나왔다. 필랑트는 경주 토함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왕복 2차로가 굽이진 추령재길을 달리면서도 차량이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 현상을 느끼기 어려웠다. 차체가 낮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위로 가 있는 통상의 SUV와 달리 차량이 출렁이지 않고 도로를 단단하게 물고 갈 수 있었다.
주파수 감응형 댐퍼(SFD)를 적용해 주행 상황에 맞게 댐퍼의 감쇠력을 조절한 것도 안정적인 승차감에 기여했다. 주파수 감응형 댐퍼는 주행 상황별 발생하는 특정 주파수를 감지해 요철 구간에선 노면 진동을 부드럽게 흡수하도록 댐퍼의 감쇠력을 낮추고 코너링이나 급제동 시에서는 감쇠력을 높여 차체를 단단하게 지지해 준다. 실제로 이날 와인딩 구간에선 롤링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스펜션이 단단해졌지만, 그 외 구간에선 부드러워지는 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
울산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포항~부산) 구간을 달릴 때는 시속 100㎞를 달린다고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정숙했다. 주변 소음과 반대되는 파형을 생성해 소음을 차단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과 전면·1열 및 2열 사이드에 이중 접합 차음 유리가 기본 적용된 결과다. 총 10개의 스피커로 무장한 보스 서라운드 시스템은 조용한 차 안을 특유의 깊은 베이스 음역으로 채웠다.
실내 공간은 쿠페형 스타일임에도 넓은 편이었다. 천장에는 고정형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를 넣어 낮은 전고에도 불구하고 2열에서도 넉넉한 머리 공간을 만들었다. 180㎝인 성인 남성이 2열에 앉았을 때도 머리와 글래스 루프 사이에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였다. 긴 전장에 걸맞게 2열 다리 공간도 충분했다. 1열 위치를 중간 정도에 고정했을 때 2열 탑승자의 무릎과 1열 사이에 주먹 3개가 들어갔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633L로 유모차나 골프백 적재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필랑트는 직병렬 듀얼 모터 하이브리드 단일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된다. 100㎾의 구동 모터와 60kW의 시동 모터가 가솔린 1.5L 터보 직분사 엔진과 만나 250마력의 시스템 최고 출력을 발휘한다. 속력을 높일 때 모터와 엔진의 출력을 동시에 사용해 가속 응답성이 빠른 편이었다. 이날 총 130㎞를 주행한 뒤 집계된 평균 연비는 14.5㎞/L로 공차중량 1.8톤의 준대형 차량답지 않게 높았지만, 공인 연비(15.1㎞/L·복합 기준)보다는 낮게 나왔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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