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이바흐·포르쉐 럭셔리 브랜드 '성지'로…아태 간판 등극

韓, 마이바흐 글로벌 판매 3위…세계 최초 전시장 2곳 모두 서울
마세라티 '가격인하' 포르쉐 'K-배터리'…中·日 수입차 축소 대조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문을 연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 전경.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사인 HS효성 더클래스가 지난 3년간 건립 비용으로 420억 원을 투자해 조성했다. 마이바흐 브랜드 단독관이 개관한 건 세계 최초다(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2025.07.14.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한국이 마이바흐와 마세라티, 포르쉐 등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들의 성지가 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수입차 시장은 크게 줄어든 반면 한국 수입차 시장이 성장을 계속하고 있어서다. 지난해에는 수입차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특히 1억 원이 넘는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의 판매량이 급성장하면서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차세대 간판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전용 매장을 개설하고 가격 인하에 나서는 등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초 '마이바흐 단독관' 압구정 개관…청담동에 '익스클루시브 + 라운지' 자리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고급 브랜드 '마이바흐' 단독 전시장인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을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서울 압구정동에 개관했다. 마이바흐 특화 전시장은 △익스클루시브 라운지 △아틀리에 △브랜드 센터 등 3개 등급으로 분류된다. 이 중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마이바흐 전시와 수리, 문화 프로그램까지 단독 건물에서 이뤄지는 브랜드 센터다. 벤츠 전시장 내 복수의 층을 마이바흐 전용 공간으로 꾸몄을 경우 부여되는 '아틀리에'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이다.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에서 불과 500m 떨어진 청담동에는 '마이바흐 익스클루시브 라운지 플러스(+)'가 자리하고 있다. 기존 벤츠 청담 전시장 2층을 4개월간 마이바흐 전용 공간을 새로 단장해 2024년 4월 문을 열었다. 익스클루시브 라운지는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 내 1개 층을 마이바흐 전용 공간으로 꾸몄을 때 부여되는 등급인데, 세계 최초로 이보다 상위 개념인 '플러스(+)' 등급이 부여됐다. 테이블, 조명, 벽면, 바닥 등 모든 인테리어 부분이 심혈을 기울여 설계돼서다.

벤츠가 세계 최초 마이바흐 특화 전시장 2곳을 모두 국내에 꾸린 건 한국 시장이 글로벌 전체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마이바흐 한국 판매량은 대형 세단 'S클래스', 대형 SUV 'GLS', 대형 전기 SUV 'EQS', 스포츠카 'SL' 등으로 총 1138대를 판매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미국 다음으로 많은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4위와 5위는 독일과 인도로, 글로벌 판매 1~5위 모두 한국보다 인구가 많은 국가들이다.

마세라티 럭셔리 중형 SUV '그레칼레'의 모습(자료사진. 마세라티 코리아 제공).
마세라티 볼륨 '그레칼레' 가격 7% 인하…포르쉐 '마칸' 배터리 中 CATL→삼성SDI로

이탈리아 마세라티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초고성능 스포츠카인 'MC푸라'(MCPURA)와 'GT2 스트라달레(Stradale)'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동시에 중형 SUV '그레카레'의 2026년형 가격을 2025년형 대비 870만 원(약 7%) 하향 조정해 엔트리 트림 기준 1억 1040만 원에 선보였다. 그레칼레는 지난해 186대가 팔려 마세라티 코리아 연간 판매량(304대)의 약 60%를 담당한 브랜드의 볼륨 모델이다. 이에 앞서 마세라티는 지난해 연말 전기 모델인 '그레칼레 폴고레'의 가격을 20% 할인해 판매하기도 했다.

마세라티코리아의 올해 판매 목표는 지난해 대비 30% 증가한 400대다. 이를 위해 마세라티는 그간 딜러사 수입 체제에서 벗어나 2024년 7월 한국 판매법인인 마세라티코리아를 설립했다. 그러면서 과거 딜러사가 부담했던 환율 리스크를 글로벌 본사가 부담하도록 했다. 글로벌 본사가 직접 한국 맞춤형 판매 전략을 수립하면서 마세라티코리아의 지난해 하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9% 급증했고,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21% 늘어난 304대를 기록했다.

독일 포르쉐는 중형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의 탑재 배터리를 2026년형 모델부터 중국 CATL의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서 삼성SDI의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로 변경했다. 마칸 일렉트릭의 배터리 셀 공급사가 변경된 건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불과 1년 만이다.

이로써 포르쉐는 2019년 출시된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LG에너지솔루션)과 올해 하반기 선보이는 준대형 전기 SUV '카이엔 일렉트릭'(LG에너지솔루션)에 이르기까지 브랜드 전기차 3종 모두 K-배터리를 쓰게 됐다. 포르쉐는 배터리 셀사를 변경한 이유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지만, 중국 배터리에 반감을 가진 한국 시장을 다분히 의식한 조치로 업계는 보고 있다.

포르쉐 중형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포르쉐코리아 제공).
中 수입차 판매량 32% 급감, 16년 만에 최저…日 수입차 90년대 정점, 하락 지속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 시장이 갖는 중요성이 앞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중국과 일본의 수입차 시장 규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서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수입차 판매량은 약 47만 5000대로 전년 동기(70만 4000대) 대비 32% 급감, 16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판매량 정점이었던 2014년(143만 대)과 비교하면 관련 시장 규모가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것이다. 이는 중국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BEV+PHEV)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는 과정에서 BYD·지리 등 현지 전기차 업체들이 내수 시장을 석권한 결과다.

일본은 30년 가까이 수입차 시장이 뒷걸음질 중이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에 따르면 일본 내 수입차 비중은 버블 경제가 무너진 1990년대 중반 10%(40만 대)로 정점을 찍은 이래 2020년대 중반 7%(32만 대) 수준까지 감소했다. 이마저도 일본 브랜드(9만3 000대)가 포함된 수치로, 이를 제외한 실제 수입 브랜드(22만 700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

반면 지난해 국내 승용차 시장 내 수입차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섰고, 수입 승용차 판매량은 30만 7000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한국 수입차 규모가 일본,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