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크루즈' 없는데 9천만원…GMC 아카디아, 팰리세이드 대항마?

슈퍼크루즈 미적용 속 고가 전략, 시장 시험대
체급 앞세웠지만 가격·상품성 설득력 과제

지난 27일 경기도 일대에서 진행된 GMC 신차 '아카디아' 시승 현장 사진. (GMC 제공)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제너럴모터스(GM)가 GMC 브랜드로 국내 프리미엄 SUV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카디아'에 핵심 기술인 '슈퍼크루즈'가 빠지면서 경쟁력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가격은 동급 국산 대형 SUV를 크게 웃도는 반면,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 기술 경쟁력은 온전히 담기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GMC는 전날(27일) 브랜드 데이를 열고 국내에 신차 3종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공식화했다. 핵심 모델은 대형 SUV 아카디아다. 아카디아는 현대차 팰리세이드를 정조준한 차량이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국내에서 5만9788대(카이즈유데이터)가 팔리며 국산 브랜드 모델 중 판매 6위를 기록했다.

제원만 놓고 보면 아카디아의 체급은 팰리세이드를 앞선다. 아카디아의 전장은 5160㎜, 휠베이스는 3072㎜로, 팰리세이드(전장 5060㎜·휠베이스 2970㎜)보다 차체 길이와 실내 공간 모두 앞선다. 공간 활용도가 중요한 대형 SUV 시장 특성을 고려하면, 상품성 측면에서 강점이 분명하다는 평가다.

문제는 가격이다. 팰리세이드는 가솔린 모델 기준 4447만 원부터 시작하며, 하이브리드는 4967만 원부터다. 옵션을 모두 더해도 가솔린 모델은 6000만 원 안팎, 하이브리드는 7000만 원 수준이다. 반면 아카디아의 국내 출시 가격은 8990만 원이다. 단순 비교만으로도 2000만 원 가까운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

아카디아는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출력 332.5마력, 최대토크 45.1㎏·m의 성능을 낸다. 출력과 주행 성능은 준수하지만, 최근 국내 대형 SUV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부담을 상쇄할 카드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한국GM이 내세운 핵심 차별화 요소는 GM의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인 '슈퍼크루즈'다. 슈퍼크루즈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는 조건에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고 주행할 수 있는 핸즈프리 드라이빙 기능으로,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으로는 레벨2에 해당하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레벨2+'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한국GM은 앞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를 통해 슈퍼크루즈를 국내에 도입하며 GM의 기술 경쟁력을 강조한 바 있다. 해당 기능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국내에 세 번째로 적용된 사례로, 한국GM의 프리미엄 전략을 상징하는 기술로 평가됐다.

다만, 아카디아에는 슈퍼크루즈가 적용되지 않았다. 한국GM은 "추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며 "차량에는 관련 물리적 기능이 모두 탑재돼 있지만, 픽업트럭 캐니언과 출시 시점을 맞추는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준비가 덜 돼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격 역시 확정되지 않았다. 에스컬레이드 IQ의 경우 3년간 무상 제공 후 유료 구독 서비스로 전환할 계획이지만, 아카디아는 바로 구독 서비스를 시행할지 등을 두고 내부 검토가 진행 중이다. 다만 핵심 기능을 유료로 사용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슈퍼크루즈와 하이브리드가 모두 빠진 상태에서 9000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아카디아는 체급과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있지만, 가격 대비 기술 체감도가 충분한지는 미지수"라며 "하이브리드 부재에 슈퍼크루즈 미적용까지 겹치면 초기 시장 반응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