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 50% 폭증 '캐즘' 극복…중국산 공세에 국산차 점유율 하락
지난해 신규 등록 22만대·침투율 첫 두 자릿수 돌파
中 전기차 판매 112% 급증…국산 점유율 57%까지 하락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벗어나 재성장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입 브랜드 판매량이 많이 늘어나면서 국내 브랜드에는 오히려 위기란 지적도 나온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가 '가성비'를 앞세워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20일 발표한 '2025년 국내 전기차 시장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은 전년 대비 50.1% 증가한 22만 177대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부터 이어진 2년 연속 역성장 흐름을 끊고 재성장 국면에 접어든 수치다.
지난해 전기차 침투율(구매비중)은 13.1%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KAMA는 이번 반등의 배경으로 정부의 보조금 조기 집행 및 정책 지원, 제조사 간 치열한 판촉 경쟁,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힌 다양한 신규 모델 출시를 꼽았다.
제조사별로는 △기아(6만 609대) △테슬라(5만 9893대) △현대차(5만 5461대)가 주도하는 '삼파전' 구도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전기차 시장 회복은 테슬라 '모델 Y' 판매 돌풍이 핵심으로 작용했다. 모델 Y는 5만 397대가 판매되며 승용 전기차 시장에서 26.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EV4', 'EV5', 'EV9 GT', 'PV5', '아이오닉 9' 등 다양한 신모델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KG모빌리티는 국내 최초 전기 픽업트럭 '무쏘EV'를 출시하며 전기차 시장의 신규 수요를 확인했다.
수입 전기차의 판매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수입 전기차 점유율은 42.8%에 달했다.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57.2%로 2022년(75%)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는 테슬라의 중국 생산 물량 유입과 BYD, 폴스타 등 신규 브랜드의 안착으로 전년 대비 112.4% 급증한 7만 4728대가 판매되며 시장의 주류로 부상했다.
KAMA는 중국산 전기차 확산이 소비자 선택권 확대 및 가격 인하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으나, 국내 제조 기반과 공급망 경쟁 압력 측면에서 위협적인 만큼 중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지역별 침투율은 지자체 보조금 규모와 충전 인프라 여건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최대 1100만원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한 경상북도가 가장 높은 16.2%의 침투율을 기록했지만, 서울은 공동주택 충전 인프라 부족과 낮은 보조금 영향으로 전국 평균(13.1%)보다 낮은 12.8%에 머물렀다.
제주도는 원활한 인프라와 보조금 혜택에 힘입어 개인 구매 침투율이 33.1%에 달해 '도민 3명 중 1명'이 전기차를 선택했다.
KAMA는 지난해의 반등은 전기차의 본격적인 대중화나 수요의 구조적 변화라기보다는 특정 모델의 인기와 정책적 지원이 결합한 결과로 평가하고,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과 우리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더욱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강남훈 KAMA 회장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내 중국산 전기차의 파상공세에 맞서 우리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를 수호하기 위해선 '국내생산촉진세제'와 같은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최근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국내 도입 등 자율주행과 AI가 전기차 구매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 개발은 물론 제도적 기반 구축을 위한 민관 공동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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