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자율주행' 현주소는…모셔널 테크니컬센터 '실증' 박차
[르포] 라스베이거스 관제센터서 주차·정비·충전·관제까지 한번에
운영·정비·관제 기능 결합 핵심 거점…실시간 모니터, 비상시 지원
- 박기범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스1) 박기범 기자
"데이터 점검, 캘리브레이션, 충전, 관세센터 모니터까지. 모셔널의 모든 운영 체계가 하나로 이어집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남단에서 차로 10여 분 남짓, 도시의 화려한 광고판과 전 세계에서 모인 관광객들의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해리 리드 국제공항의 활주로가 가까워진다. 그 끝에 자리한 730 파일럿 로드에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의 첨단 연구시설인 '라스베이거스 테크니컬 센터'가 위치해 있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지난 8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테크니컬 센터를 국내 언론에 최초 공개했다. 이곳은 올해 말 라스베이거스에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본격 상용화 예정인 모셔널의 첨단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되는 곳이다.
모셔널은 미국에서 3개의 거점을 운영 중이다. 미국 보스턴 본사가 전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피츠버그 연구소가 머신러닝·하드웨어 엔지니어링·차량 개조를 담당한다. 라스베이거스 테크니컬 센터는 상용화를 위한 실증 테스트베드로서 운영·정비·관제 기능이 결합한 핵심 거점이다.
라스베이거스가 자율주행 기술 검증의 최적지로 선택된 데에는 복잡한 도시환경이 자리한다. 세계적 컨벤션·공연이 상시 열리는 도심, 호텔·카지노 차량 승하차 지점의 높은 혼잡도, 관광객과 차량이 뒤섞인 교통 밀도, 공사·차단구역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도로 환경 등은 자율주행 시스템의 한계를 시험하기에 이상적이다. 네바다주의 규제 친화적 정책과 연중 안정적인 기상 여건도 테스트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센터는 3400평 규모의 부지 위에 연구개발(R&D) 설비, 정비 공간, 관제 센터, 충전 시설 등을 갖췄다. 인근에는 상당한 규모의 폐쇄형 주행 시험장도 있다. 모셔널의 첫 로보택시 서비스 상용화 지역에 위치한 만큼 대형 차고지와 모셔널의 전 세계 거점별 로보택시 운영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관제센터를 보유한 점이 특징이다.
보안 구역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약 1000평 규모의 거대한 운영 차고가 펼쳐진다. 로보택시 운영의 시작점으로, 수십 대의 아이오닉 5 로보택시가 촘촘한 주차 구획에 맞춰 일렬로 배치돼 있다. 차량마다 고유 번호가 부여돼 있어 도심 운행을 마친 뒤에도 동일 위치로 복귀하며 정비 이력과 상태를 플릿 단위로 통합 관리한다. 엔지니어들은 복귀한 차량의 트렁크를 열고 노트북과 진단 장비를 연결해 센서 상태와 소프트웨어 로그를 확인한다.
데이브 슈웽키 소프트웨어 담당 부사장은 "자율주행 차량은 하루 평균 대당 수 테라바이트(TB) 수준의 주행 데이터를 생성하는데, 데이터의 누락이나 이상이 곧바로 주행 판단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비 과정에서도 기계적 요소보다 데이터 이상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특정 차 한 대의 상태를 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각 차량의 운행 이력, 배터리 상태, 센서 컨디션, 소프트웨어 버전 등은 여러 대의 차량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플릿 단위 운영체계 안에서 관리된다.
차고에는 한 대의 장비로 두 대를 동시에 충전하는 전용 시스템이 설치돼 공간 효율과 가동률을 극대화한다. 충전이 이뤄지는 동안 차량에서 주행 데이터가 서버로 전송되고, 필요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도 함께 진행된다.
차고 한쪽에는 카메라·라이다·레이더 등 자율주행 차량의 센서 정확도를 미세하게 조정·점검하는 캘리브레이션 룸(Calibration Room)이 마련돼 있다. 발라지 칸난 자율주행 담당 부사장은 "도심 주행에서는 작은 인식 오차가 전혀 다른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기적인 캘리브레이션은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한 필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을 거친 차량만이 다시 도심 주행에 투입된다.
캘리브레이션 룸을 지나 관제센터로 이동하면, 20미터(m) 길이의 대형 모니터 월이 펼쳐진다. 라스베이거스와 피츠버그 도심 지도가 실시간 표시되며 차들의 위치·이동 경로·운행 상태·이벤트 정보가 동시에 모니터링된다.
특정 차량을 조작하는 기능은 없고, 운영 요원들은 상황을 확인하고 필요시 판단을 보조하는 역할만 수행한다. 차량이 기본적으로 주행에 대한 제어권을 갖고 있으며, 만약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관제센터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누군가 강제적으로 핸들을 조작하거나, 구급차와 같은 비상차량이 주변에 있을 경우가 그 대상이다.
전체 시설을 둘러본 결과, 자율주행은 더 이상 개별 기술의 조합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운영 차고에서의 데이터 점검·정비, 캘리브레이션, 충전, 관제센터 모니터링까지 모든 과정이 하나로 이어진 '운영 체계'로 설계돼 있었다.
모셔널은 이같은 시설과 함께 현대차그룹과의 파트너십이 안전한 자율주행을 가능케 한다고 설명했다. 로라 메이저 모셔널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현대차그룹의 고품질·고효율 차량 제조 역량과 모셔널의 인공지능(AI) 기술 및 자율주행 플릿 운영 경험이 결합돼 우리의 미션을 실현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동 방식을 바꾸고, 도로 안전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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