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층→55층→54층→49층' 현대차 GBC, 10년 표류 종지부

입찰가 10조 '너무 비싸다' 지적…현재 가치 20조 '성공한 투자'
설계 변경에 서울시와 갈등…공공기여 확대 해결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바라본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 사업 부지(옛 한국전력 부지). 2026.1.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현대차그룹의 숙원 사업인 서울 삼성동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건립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이 6일 105층 1개 동 기존 안 대신 49층 3개 동으로 설계를 변경하는 방안에 최종 합의하면서 마지막 걸림돌이 해결됐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부담할 공공기여금은 기존 1조 7000억여 원에서 약 2조 원으로 증액됐다.

GBC 사업은 2014년 9월 당시 정몽구 회장이 이끌던 현대차그룹이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대차그룹은 해당 토지 매입을 위해 입찰가로 10조 5500억 원을 써내며 GBC 건설을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 경쟁사였던 삼성전자는 5조 원대의 금액을 입찰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삼성동 한전 부지에 사활을 걸었던 이유는 그만큼 그룹 통합사옥 건립에 대한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현재 본사인 양재사옥이 그룹 규모에 비해 턱없이 작고 위치가 외진 곳이라 강남 중심가에 위치한 대규모 토지가 그만큼 매력적이었다는 분석이다. 한전 부지는 강남권에 남은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당시엔 현대차그룹이 써 낸 입찰가가 너무 과도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입찰가로 감정가의 3배가 넘는 금액을 내야 해 '승자의 저주'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현재는 GTX 및 SRT 통과 등으로 인한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개발,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 등으로 부지 가치가 20조 원 이상으로 평가돼 오히려 성공적인 투자 사례로 꼽히고 있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사옥을 높이 571m, 지상 115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 1개 동으로 짓는다는 방침이었다. 롯데월드타워보다 높은 국내 최고층 빌딩으로 짓고, 숙박·전시시설도 배치해 랜드마크로서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었다.

해당 방안은 인근에 위치한 봉은사의 일조권 침해 주장, 국방부의 비행 안전 협의 마찰,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과의 연계 문제까지 겹치면서 착공이 연기됐다. 유관기관과의 수차례 협상을 거쳐 현대차그룹은 2020년 5월이 돼서야 터파기 공사를 시작, 정식으로 착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설계 변경을 추진하면서 공사는 재차 미뤄졌다.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영 기조 강화에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공사비용 폭등, 신규 사업 투자 필요성 등이 맞물리면서 내부적으로 설계 변경을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실제로 현대차가 지난 2024년 2월 55층 규모의 빌딩 2개 동을 짓겠다는 내용의 설계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하면서 서울시와 현대차 간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측은 당초 초고층 빌딩 건설을 전제로 승인했기 때문에 설계 변경 시 재승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현대차가 지난해 242m, 54층 3개 동 규모의 빌딩을 새로운 설계안으로 제출하고, 공공기여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양측이 합의점을 찾았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초고층 빌딩 건설을 전제로 감면받은 공공기여금 2336억 원을 반환하기로 했고, 업무·숙박·판매 시설에 더해 전시장, 공연장, 대규모 문화공간, 전망대를 확충하기로 했다. 층수는 층고 조정에 따라 49층으로 줄었으나 건물 높이는 242m로 유지된다.

현대차그룹은 서울시와의 협상을 마무리함에 따라 올해 안에 지구단위계획 등 관련 인허가를 마치고 2031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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